2012년 3월 6일 화요일

일상 2012.03.06 23:39 |
학교 언어교육원 [베트남어 회화 1] 첫 시간이었다. 베트남어는 6성조라는 얘기를 예전에 히엔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울 때에도 성조 때문에 골치를 앓았는데, 4성도 아닌 6성이라니! 히엔이 베트남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했을 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센터에서 생존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도록 끊임없이 요구받는 사람들을 대하며, 나 또한 그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내가 그들의 말로 인사를 먼저 건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언어교육원 봄학기에 베트남어 수업이 열린 것을 보고(겨울에도 기다렸었는데 개설이 안 됐다.) 신청했다.

솔직히 성조를 제대로 발음하는 것은 처음부터 목표에 없었고,

(1) 언어를 통해 그 문화를 더 잘 이해하기
(2) 간단한 인사말, 자기소개 등을 할 수 있기
(3) 한자어가 많다고 하니, 회화는 못 하더라도 글을 읽을 수 있기

이렇게 세 가지가 목표다. 

학생은 네 명. 선생님은 베트남 분이신데, 한국어로 수업을 하신다. 오늘은 베트남어의 기본 구조와 6성조를 배웠다. 

베트남어 글자는 29개 알파벳(모음 12개, 자음 17개)으로 이루어져 있다. 베트남은 천 년 가까이 중국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원래 한자를 썼는데, 한자가 어렵다 보니 문맹률이 높고 교육과 학습이 어려웠다. 그래서 프랑스 선교사 알렉산더 로즈(Rhodes)가 베트남 말을 쉽게 표기하기 위해 로마자 알파벳을 차용한 글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현재 쓰이는 베트남 알파벳이다. 그래서 글자의 발음이 불어나 스페인어와 비슷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c를 [쎄]에 가깝게 발음)

베트남에는 54개 민족이 있고, 이중 80%정도가 이 표준 베트남어를 사용한다. (나머지 20%는 다른 소수민족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표준 베트남어로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표준어가 하노이에서 사용하는 말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호치민에 가면 사용하는 단어나 발음이 좀 달라지지만, 하노이-호치민 사이에서는 말은 통한단다. 

그리고 지옥의 6성조. 기준이 되는 기본 성조(성조가 없는 성조), 하향하는 성조, 올라가는 성조, 위로 구불렁한 성조, 옆으로 구불렁한 성조, 저음으로 딱 끊어지는 성조, 이렇게 여섯 가지이다.

첫날인데 이미 발음은 포기......아니, 음에 상하 뿐 아니라 좌우까지 있다니......옆으로 구부러지는 성조가 대체 무엇인가요, 선생님?! 

학생들이 넋을 잃고 헤매자, 선생님께서 "제 남편이 한국인인데, 베트남어를 육 년 넘게 공부했는데 아직 성조를 잘 못 해요. 남편 성조를 사실 저는 알아듣지만 다른 베트남 사람들은 못 알아 들어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선생님, 그렇다면 이것은 저에게는 원시적 불능인 과제입니다?!

성조 뿐 아니라, 기본 자음과 모음에도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 많아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간단한 인사를 먼저 건넨다'는 처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예전에 정환 씨가 했던 '세상에 어려운 언어란 없고, 낯선 언어가 있을 뿐'이라는 말씀을 생각했다. 

수업 후에는 학생회관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직 학생증이 안 나와서 밥값을 천 원 더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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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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