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님과 동네 영화관에서 조조로 [루퍼(Looper, 라이언 존슨 감독, 2012)]를 보았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였고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레빗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 정보 없이 보았는데, 예상과 상당히 다른 영화였다. 예매할 때 '19금 관람가'라고 떠서 왜지 싶었는데,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이해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보기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설정이 좋고 깔끔한 영화라 만족스러웠다. 살짝 B급 SF 감성이 있었고. '나도 이런 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터넷에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루퍼에 출연중인데 브루스 윌리스만 익스펜더블에 출연중'이라는 평을 발견하고 한참을 웃었다. 이 정도 되는 SF영화가 매달 한 편 씩 나와서, 동진님하고 매달 한 번씩 조조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으로는 동진님표 카레를 먹었다.

토요일 밤에는 왠지 열아홉 스물 이럴 때 동진님이랑 같이 갔던 곳들, 연인이 되기 이전에 함께 보았던 것들, 지금은 사라진 가게들, 안 간지 오래된, 한때는 지주 찾았던 데이트 장소, 했던 어린 얘기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막 눈물이 났다. 그래서 동진님을 끌어안고 훌쩍훌쩍 울었다. 한 인간의 삶에 어떻게 이렇게 압도적으로 중요한 타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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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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