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6일 금요일

일상 2013.09.06 21:30 |
밤 아홉 시가 지났다. 오늘 일과는 어제 일기와 민망할 만큼 똑같았다. 늦게 일어나 느릿느릿 움직였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서야 발등에 불 떨어진 모양새로 허겁지겁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녁은 동진님과 사무실 근처에 있는 쌀국수집에서 먹었다. 동진님은 먼저 집에 가고, 나는 뒤늦게 붙든 일을 하려 사무실에 돌아왔다. 동진님이 선물로 에클레어와 케이크를 사다 주셨다. 지금 먹을까 나중에 먹을까 고민 중이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집 바닥재를 상당 부분 뜯어내는 공사를 한다. 처음부터 상태가 좋지 못했으나 못 쓸 정도는 아니라 그냥 몇 년 살았는데, 커크가 오고 나니 공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초 시공시에 성급하게 마감한 바람에 바닥재 밑에 습기가 차 색이 변하고 바닥재가 쪼개지거나 뜯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사람이야 지저분해도 적당히 덮어 가며 살면 되는데, 커크는 일어난 바닥재를 물고 뜯기도 하고, 바닥재가 위험하고 날카롭게 일어선 부분을 다니기도 하니 마음이 쓰였다. 공사를 하는 김에 현관 앞에 중문도 단다. 역시 커크 때문이다. 우리집에 오고 벌써 세 번이나 현관 밖으로 나갔다. 발이 빠르고 조용한데다 호기심이 많으니 잠깐 문 연 사이에도 사고가 일어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현관을 나가도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불안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밖이 궁금하다는 동물을 유리문을 하나 더 달고 방충망을 고치고 방문에 롤방충망을 설치해 가며(이 시공은 몇 주 전에 했다) 꾸역꾸역 집안에 가두어 놓고 산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놀아주고 씻겨주고 사람이랑 살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테니까, 겪어본 적도 없는 밖은 커크에게 너무 위험하니까, 하고 짐승이 아니라 제 마음을 달랜다. 나는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

공사기간에는 커크를 사무실에 데리고 있기로 했다. 사무실은 현관이 따로 없고 집보다 좁다. 그래서 혹시 문 여닫는 사이에 커크가 도망칠까봐 또 걱정이다. 사흘 동안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끼고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래도 첫날에는 커크를 혼자 둘 엄두가 안 나니 나도 사무실 소파에 쪼그리고 잘 것 같다. 불안하다. 

시월에 대전에 세 번 내려간다. 십일월에는 부산에 간다. 부산까지 간 김에 교토에도 갈 것 같다. 단풍이 좋을 시기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달 말에는 전주에 있는 전북대학교에 갔다. 초행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많은 질문을 한다. 사람 인생에 별의별 일이 다 있구나 생각한다. 강제로 인생 경험치가 올라가고 있다.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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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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