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7일 토요일

일상 2013.09.07 18:52 |
오늘도 어제와 비슷하다.

토요일인데 일요일 같다. 어쨌든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있어서일 터이다. 주말 개념이 별로 없다. 월요병에 걸릴까봐 월요일에는 가능하면 일정을 잡지 않는다. 수업도 어지간한 필수 수업이 아니면 신청하지 않는다. 애당초 엄격한 주5일제도 아니고, 화요일부터 일찍 출근하나 월요일부터 일찍 출근하나 똑같은데 이런 조삼모사가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뜻밖에도 굉장히 효과가 있다. 일요일 오후에, 내일이 월요일이지만 나는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지! 하고 생각하면 마음이 느긋해진다.

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다.

해가 저물고 있다. 왜 나는 일을 미루는가? 왜 나는 쓸데없는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가? 왜 나는 먹어야 살 수 있는가? 

요즈음은 퍼시스 기숙사용 책상 및 침대 세트에 푹 빠져 있다. 갖고 싶다. 이 세트가 들어가는 나만의 공간도 갖고 싶다. 멀쩡한 나만의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다. 나는 대체 무엇으로부터 도피할 공간을 원하는 것일까? 어디에 웅크리고 잠들고 싶은 걸까?

점심으로 망고 카레를 먹었다. 여름에 아우님과 후쿠오카에 간 길에 무지에서 사 왔다. 동진님과 둘이 나누어 먹었다. 대여섯 시간 전 얘기다. 이제 다시 시장하다.

9월부터는 사무실 일을 줄이려고 한다.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아니,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그런데 이미 9월~10월 중에 하기로 약속한 업무가 몇 가지 남아 있어 발목을 잡는다. 나는 왜 그런 약속을 했을까? 그야 이 사회에 필요한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 그랬지. 내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하겠지, 싶은 일은 별로 없다. 내가 안 해서 아무도 안 하더라도 어떻게든 없는 대로 굴러 가겠지, 싶은 일은 좀 더 많지만, "어떻게든 굴러 간다"는 부분에 자신이 없다. 그대로 멈추어 버릴 것 같은 일들도 있다. 멈추면 멈추는 대로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많은 일에서 나는 당사자가 아니다. 비당사자란 참으로 편안하고 안온한 자리이다. 나는 법적인 의미에서 노동자도 아니고(굳이 말하자면 사용자) 사회적으로 인지되는 성소수자도 아니고 장애인도 아니고 노인이나 청소년도 아니고 저소득층도 아니고 저학력층도 아니다. 나는 많은 계급의 여집합이다.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 

부지런함을 회의하고 싶지 않다.

시동을 끄고 켤 때 에너지 손실이 적은 사람이면 좋겠다.

옛날 영화가 보고 싶어 영상원과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을 훑어보았으나 내가 원하는 영화는 없었다. 

아참, 그리고 블로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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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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