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인터넷 방송이란 걸 보겠다고 폰을 붙잡고 좌충우돌 하다가 겨우 다음티비팟이라는 앱을 깔고 마리텔이라는 방송에서 하는 종이접기 선생님 프로그램 시청에 성공했다. 

이게 뭐라고 보면서 계속 울었다. 나는 알아서 끼니를 차려먹고 치워야 하는 어른인데 인터넷 방송을 보느라 저녁을 못 먹어 밤 열한시에 냉동만두를 찾아내 구워 눈물을 줄줄 흘리며 먹었다. 나는 유년시절에 대해 그리움도 아쉬움도 딱히 없으니, 추억 때문에 운 것은 아니다(아마도...). 그 세대라 궁금하고 반가워 방송을 틀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십 년 간 한 가지를 계속하는 일, 위로하고 위로받는 일, 괜찮다거나 잘했다는 말이 주는 힘, 내 안에 있는 어린 나를 어렴풋이 느끼며, 휴지로는 감당이 안 되어 수건을 부여잡고 식탁 앞에 앉아 한참을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그리고 세수를 하고 후라이팬과 가스렌지의 기름을 잘 닦고 고양이에게 물과 밥을 주고 내일 아침에 잊지 말아야 할 자료를 챙기고, 내일도 살기 위해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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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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