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님과 동네 영화관에서 조조로 [루퍼(Looper, 라이언 존슨 감독, 2012)]를 보았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였고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레빗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 정보 없이 보았는데, 예상과 상당히 다른 영화였다. 예매할 때 '19금 관람가'라고 떠서 왜지 싶었는데,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이해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보기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설정이 좋고 깔끔한 영화라 만족스러웠다. 살짝 B급 SF 감성이 있었고. '나도 이런 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터넷에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루퍼에 출연중인데 브루스 윌리스만 익스펜더블에 출연중'이라는 평을 발견하고 한참을 웃었다. 이 정도 되는 SF영화가 매달 한 편 씩 나와서, 동진님하고 매달 한 번씩 조조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으로는 동진님표 카레를 먹었다.

토요일 밤에는 왠지 열아홉 스물 이럴 때 동진님이랑 같이 갔던 곳들, 연인이 되기 이전에 함께 보았던 것들, 지금은 사라진 가게들, 안 간지 오래된, 한때는 지주 찾았던 데이트 장소, 했던 어린 얘기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막 눈물이 났다. 그래서 동진님을 끌어안고 훌쩍훌쩍 울었다. 한 인간의 삶에 어떻게 이렇게 압도적으로 중요한 타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동진님과 만난지 12주년, 사귄지 6주년이었다. 그런데 밤에 출장을 가야 해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고 잠깐 누워 쉰 다음 공항으로 출발했다.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0) 2012.10.22
2012년 10월 4일 목요일  (2) 2012.10.04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0) 2012.08.16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0) 2012.08.13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0) 2012.08.12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0) 2012.08.11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낮에 [과학소설지도읽기] 강좌를 했다. 강좌 후에는 친정에 갔다. 동생의 함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승민 오빠를 제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입에 잘 안 붙는다. 함을 열어보고 서로 인사를 한 다음 저녁식사를 했다.

여기까지 사진 파일이 없어진 기간의 일기 끝. 사진이 없어서 업무일지를 보며 기억을 되살려 썼더니 삶이 엄청 팍팍해 보인다.

......실제로도 그랬다. 대단히 피곤하다.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많이 배우고 있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다.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7월 1일 일요일  (0) 2012.07.01
2012년 6월 30일 토요일  (0) 2012.06.30
2012년 6월 17일 일요일  (0) 2012.06.17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0) 2012.06.15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0) 2012.06.13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0) 2012.06.11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희영 언니, 규선 언니, 수미 언니와 동원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규선 언니와는 서로 로스쿨 들어간 줄 알고 있었으면서도 로스쿨 3년 내내 못 보다가 졸업하고야 만났다. 여전히 말하는 사람을 평화롭게 해 주시는 분이었다. 희영 언니도 다정하고 상냥한 분이다. 나도 남의 말을 언니들 같은 자세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수미 언니의 새색시 기합이 잔뜩 들어간 예쁜 옷을 보고 우리가 풋 웃었더니, 언니가 바로 이런 목적을 위해 장만한 옷이라며 웃으셨다. 동원관에서 수미 언니가 혼인턱으로 산 점심을 먹고, 사범대 위에 생긴 파스쿠치에 처음으로 가 보았다. 인문대 쪽이 그사이에 많이 바뀌었더라. 사실 마지막으로 지난지 이 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쩐지 추억에 젖었다. 

수미 언니는 정말 훌륭한 며느리인 것 같다. 성격이 서로 맞기도 해야겠지만, 시부모의 선의에 맞춰 가며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부분에서 너그러운 것은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째서 이렇게 힘들까? 어쨌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학교 보건소 건강검진이 오후 5시까지라 받으려고 희영 언니와 학생회관 보건소에 갔는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포기했다. 치과에 가야 하는데.......학생회관 여학생 휴게실이 어디이고 어떻게 들어가는지 드디어 알았다.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0) 2012.03.19
2012년 3월 18일 토요일  (0) 2012.03.18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0) 2012.03.16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0) 2012.03.15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0) 2012.03.14
2012년 3월 8일 목요일  (0) 2012.03.08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상황 악화를 막으려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명절은 상처만 남기고 지나갔다. 친정에는 가지 않았다. 설 다음날에는 형님의 전화도 받았는데, 상황 자체는 이것이 바로 옥상옥이구나 싶어 숨이 막혔으나 형님 말씀이 옳았기에 죄송했고, 차분히 사과했다. 같은 시부모의 며느리로 십 몇 년을 먼저 사신 분의 이런저런 말씀으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았다. 이제 마흔을 갓 넘긴 형님이 나의 어머니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셔서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먼저 마음을 열라든가, 생판 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원래 여러 해가 걸리기 나름이라든가 하는 얘기도 하셨는데, 당장 실천할 기운이나 의욕은 없지만 좋은 말씀이다 싶었고, 의지가 되었다. 

형님이 제시한 해결책(?)이 신앙에 의지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이라는 점은 슬펐다. 신은 믿겠다고 이를 악문다고 믿어지는 존재가 아니고, 나는 시월드와 아이를 동시에 짊어질 수 없다. 결혼 전에는 아이를 꼭 갖고 싶었다. 이왕 여자로 태어났으니, 내 몸과 삶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모두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임신과 출산은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동진님의 아이를 갖고 싶다. 이것은 결혼하기 전에는 나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신기한 욕구이다. 그러나 시부모와 시부모의 아들 가진 유세의 존재증명이나 다름없는 명절과 왠지 당신 아들이 아니라 나까지 찾는 각종 '날'들과 며칠이 지나도 제 손으로 걷어넣지 않는 남편의 옷가지 따위로 인한 생활의 피로감이 너무나 크고 고통스럽다. 이 이상의 상실과 소진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나는 눈빛만 보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든 없든, 가족이든 아니든, 가장 중요한 말은 제대로 눈을 보고 또박또박, 분명하게 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라고 하지만, 말이 곧 행동이 되는, 소리내어 말하는 일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형님은 누구에게나 건드리면 참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다. 인간관계에서 나의 역린은 바로 이것인 듯 하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말고, 나를 똑바로 보고 말할 것.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0) 2012.01.31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 1월 29일 일요일  (2) 2012.01.29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2) 2012.01.26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0) 2012.01.19
2012년 1월 15일 일요일  (0) 2012.01.15
2012년 1월 10일 화요일  (2) 2012.01.10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2.02.01 08: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2.02.01 19: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일기가 엄청 밀렸다. 그 사이에 카우치서핑을 세 번 더 했고, 대학원 면접시험을 보았고, P사와 계약을 했고, 아우님과 승민 오빠를 집에 초대해 샤브샤브를 먹었고, 체화당에서 풀뿌리사회지기학교 특강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고,  '정의'라고 쓰인 가면라이더 1호 포스터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당분간 일기를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일단 가장 밀렸던 부부의 일상 모음만이라도 올려 두기로 한다.


2011년 7월 23일 토요일: 맛있는 제이

사회복지학과 학번 엠티를 다녀온 날. 즐거웠지만 고민은 여전히 무겁다.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내 말에, 동진님이 가만히 안아 주며 말했다.
"제이님은 지금 50층 빌딩에서 이제 오 층에 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더 많이 보고 나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거예요."
"분명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대학원에 오고 언제부턴가 뭐가 뭔지 모르게 된 것 같아서 슬퍼요."
"제이님이 나의 목표. 제이님을 매일매일 행복하게 하는 게 나의 일이에요.(꼬옥꼬옥) 음, 그런데 제이님한테서 맛있는 냄새 나요.(킁킁)"
네, 저녁에 목살이랑 삼겹살 먹었어요......


2011년 7월 27일 수요일: 함께 살기

얼마전에 중요한 결정(*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지원)을 하나 했다. 동진님에게 괜찮냐고 물어 보았더니 괜찮다고 했다. 나는 "동진님이 안 괜찮아지면 말씀해 주세요. 멈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멈출게요."라고 말했는데, 진심이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2011년 8월 14일 토요일: 우문현답


동진님이 밥 먹다가 나를 보고 웃는다.
"응? 왜 웃어요?"
"제이님하고 결혼한 게 좋아서."
"저하고 결혼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아요?"
"제이님의 남편이라는 스테이터스(사회적 지위)를 얻었어요."
"우와, 내가 해놓고도 진짜 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싶었는데!"


2011년 8월 30일 목요일: 새로운 모에포인트 발견!



2011년 9월 8일 목요일: 미묘한 찬양

밤, 동진님이 나를 꼬옥 안으며 불렀다.
"(꼬옥꼬옥) 제이님~"
"으응?"
"제이님은 제'일'님이야!(꼬옥꼬옥)"
미묘하다! 이건 미묘한 찬양이야!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노동요

동진님이 "날씨가~날씨가 좋군요 날씨가 좋으니 제이가 더 예뻐~"하고 흥얼거리며 빨래를 개고 있다.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잘 한 일

컴터를 하고 있는데 동진님이 방에 들어왔다.
"랠라꾸루꾀래뀽"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더니 동진님이 자기 의자에 앉으며 "잘 했어, 잘 했어."한다.
"뭘요?"라고 내가 묻자,
"나랑 결혼한 거."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더 좋아요

동진님이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옆에 가 앉았더니 동진님이 왼손을 내민다. 그 위에 내 손을 얹었다. 동진님이 오른손을 얹고 "이겼다!"한다.
"이겨서 좋아요? 난 동진님이랑 손잡아서 좋은데."
"난 제이랑 결혼해서 좋아요."


2011년 11월 3일 목요일: 면접 전야

자기 전, 동진님이 나를 꼭 안아주며 "제이님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이님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 아침을 차려 주었다. 나는 힘을 내서 면접을 봤다!


2011년 11월 5일 토요일: 말 잘 듣는 아내

동진님이 종아리 뭉친 부분을 조물조물 안마해 주었다. 내가 아파서 몸을 비틀며 신음하자 동진님이 물었다.
"내 말 잘 들을 거지?"
"으으 네."
"뭐든지 다 들을 거지?"
"으으......으어어......네."
"정말로?"
"넹."
"그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재밌게 살아요!"


2011년 11월 6일 일요일: 동진유머

결혼한 이후 집안에서 극히 한정된 대화만 하고 유머 감각도 동진화하다 보니, 사회생활(?)에는 점점 서툴어지는 것 같다. 동진유머의 예:
"제이님은 제이지만 제일좋아!"
"꺌꺌꺌꺌 동진님 짱재밌어요."
동진님이 말하면 왠지 진짜 재밌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하면 사회로부터 유리되는 것 같다.


2011년 11월 9일 수요일: 동진어록

"제이는 제이. 제이는 나의 연인. 나의 연인은 제이. 우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야!"

2011년 11월 9일 수요일: 제이어록

"다 가진 거 맞아요."


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좋아하는 이유

"동진님, 동진님은 왜 저를 좋아해요?"
"음, 왜일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서 물어봤어요."
"으응, 난 욕심이 많거든. 세상을 다 가지고 싶어. 그래서 세상의 중심인 제이님을 좋아하게 된 거죠."
내가 동진님의 설명에 베개에 묻고 있던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렇구나!"
"납득했어요?"
"네."
"으하하하핳 역시 제이님이야."
그리고 꼬옥꼬옥~


2011년 11월 13일 일요일: 다 이루었노라

"동진님, 동진님은 저랑 뭐 하고 싶어요?"
"결혼하고 싶어요."
"헉, 벌써 했잖아요!"
"네, 다 이루었도다~"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덩실덩실

샤워하러 가던 중 주방에서 페트병째 물을 꼴깍꼴깍 마시고 있는 동진님을 봤다. 동진님이 너무 멋있어서, 샤워는 잊고 동진님과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2011년 11월 18일 금요일: REM 수면

"동진님, 요즘 동진님이 좋아서인지 꿈에 자주 나와요."
"전 제이님 꿈에 나가느라 요새 꿈을 안 꿔요."
"요새 잠을 깊게 주무시나봐요."
"깨는 시점에 꿈을 안 꿔서 그런 거죠."
".......알아요."
"힝, 지적질 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저도 말하면서 이런 무의미한 사교성 대답은 좀.......하고 생각했어요."


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프린터

한창 바쁠 때인데 프린터가 고장 났다. 내가 막 짜증을 냈더니 동진님이 공주님 안기를 해 줬다. 그래도 프린터는 그대로라 또 짜증이 났다. 그러자 동진님이 나를 안아올려 뱅글뱅글 돌려 줬다. 프린터는 그대로이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동진님이 '포옹을 하면 우울함의 30%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어디서 읽었나보다. 내가 조금만 찡찡거리면 옆에서 양팔을 벌리고 문어처럼 흔드는 허그허그 춤을 춘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년 4월 26일 화요일 : 동진님의 트윗

흥얼흥얼 즉흥 노래를 불렀다. "제이님이 너무 좋아서 결혼했는데~ 이럴 줄 몰랐어~" 잠시 뜸을 들인 후, "갈수록 더 좋아져~" 제이님을 봤더니 뜸을 들인 시점에서 엄청 긴장 하더니 이내 안심하는 표정을.


2011년 4월 30일 토요일 : 마법

"동진님은 어째서 나를 좋아할까?"
밤에 문득 동진님에게 물었다.
"음.....마법에 걸렸어요."
"마법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해요?"
"안 해도 돼요. 영원히 깨지지 않는 마법이야."
아잉~

2011년 5월 6일 금요일 : 짜장범벅과 치킨과 사랑

동진님이 짜장범벅을 후룩후룩 먹으며 말했다.
"제이님이 나에게 가르쳐 준 짜장범벅!"
"응, 전 동진님에게 치킨의 세계도 가르쳐 줬어요."
동진님은 나와 사귀고서야 배달 치킨을 처음 먹어봤다.
"그럼 제가 제이님한테 가르쳐 준 건 뭐예요?"
"사랑!"

2011년 5월 8일 일요일 : 평소에도 그래요

잘 준비를 하며 동진님에게 물었다.
"동진님, 샤워 했어요?"
"네."
"헉, 언제요? 제가 잘 때요?"
"아뇨."
"미안해요. 나 왜 몰랐지? 저 자주 이래요?"
"네."
동진님의 대답에 놀란 내가 재차 확인했다.
"제가 동진님이 뭐 하고 있는지 자주 모른다고요?"
"네."
"우웅 미안해요. 나 왜 그럴까......."
"제이님은 거의 침대에 누워 있으니까......(말끝을 흐린다)"
음, 그래도 난 귀여우니까 괜찮아!

2011년 5월 8일 일요일 : 어버이날 인사

동진님, 저와 가족이 되어 주어 고마워요. 동진님을 통해서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되어 사랑받는 경험을 할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귀여워서 고마워요. 미남이라 고마워요. 꼬옥꼬옥 고마워요. 어부바어부바 고마워요.

2011년 5월 12일 목요일 : 심술을 부리고 싶은데

저녁 차려 줄 동진님이 없어서 빵 뜯어먹고 있자니 심술이 나려고 하지만 동진님이 너무너무 훌륭하고 멋진 남편이라서 심술 낼 건수가 없다. 빵이나 먹어야지 냠냠 이것도 동진님이 갖다 놓은 거네.......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 반성

오늘 동진님한테 조금 화를 냈는데 화 내고 3분 정도 지나서 보니, 역시나 내가 잘못한 거였다. 몇 년 전에 이미 동진님이 나를 화나게 한다면 그건 진짜 백프로 나의 오해나 착각 때문이고, 동진님은 먼저 변명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니까 우선 이유를 잘 들어 보아야 한다고 깨달아 놓고, 배가 고파서 또 그만 누워 하이킥할 짓을 하고 말았다. 한 번이라도 예외가 있었음 좋았을 텐데 진짜 다 내 잘못이었어. 그래서 오늘은 배 조금 채우자마자 사과했다! 물론 동진님은 너그럽게 "제이님 말씀에 사실인 부분도 있어요." 라고 말해 주었다! 사실인 부분이 있긴 있었지만 내가 잘못했다!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 언제나 뽀뽀

새벽에야 자러 들어갔더니, 동진님이 색색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말간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쪽 하고 뽀뽀를 했다. 그런데 동진님이 헉 하고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며 깨서 조금 미안했다. 하지만 동진님이 꼭 안아 줬다!

2011년 6월 28일 화요일 : 멋진 일

동진님 팔베개를 베고 누워 부비적거리며 말했다.

"동진님의 행복은 나의 행복
나의 행복도 나의 행복
와아~행복이 두 배!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네요!"

2011년 7월 2일 토요일 : 백만 잉여

동진님과 오랜만에 치맥을 먹었다.
"아아, 오늘도 전 한 마리 잉여였어요."
내가 맥주를 들이키며 말하자 동진님이 나를 찬양할 때 쓰는 어조로 외쳤다.
"제이님은! 백만 잉여와! 맞먹어!"

2011년 7월 3일 일요일 : 동진님의 일기

오늘은 동진님 입장에서 일기를 써 보았다.

회사 가기 싫은데 가야 한다. 오늘도 꾸역꾸역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쿨쿨 자고 있는 귀여운 제이님에게 뽀뽀를 한다. 어? 그런데 제이님이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어서 발만 보이네. 할 수 없군, 오늘은 발에다 뽀뽀 하고 가야겠다.
회사에 있는데 제이님에게서 문자가 온다.
"동진님, 식기세척기 안에 있는 그릇 씻은 거예요?"
"아뇨."
얼른 답장을 보낸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바쁘다. 어서 집에 가서 제이님 얼굴 보고 저녁 차려 드려야 하는데. 만원 전철을 타고 돌아와 보니 제이님은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침실에 누워 있다.
"타다이마."
"오카에리나사이. 오늘도 보고 싶었어요."
뽀뽀를 하니 제이님이 배시시 웃는다.
"저녁은 어떻게 하실래요? 뭐 먹고 싶은 것 있어요?"
제이님은 언제나 메뉴 결정을 잘 한다.
"오늘은 비빔면이나 쫄면이나 비빔냉면이 어울리는 날씨에요. 짜파게티도 조금 당기긴 하는데 음......오늘 날씨에 딱 맞진 않는 것 같아요."
"그럼 사올게요."
얼른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동네 냉면집에 가서 비빔냉면을 사 온다.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제이님이 부스스 일어난다. 같이 저녁을 먹는다. 식사가 30%정도 들어가자 제이님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딱 봐도 아까보다 안색이 좋다. 오늘 있었던 일을 이것저것 이야기한다.
"그럼 전 좀 누워 있을게요."
식사를 다 하고 제이님이 다시 침대로 가서 드러눕는다. 나는 주방 뒷정리를 하고 영어공부를 한다. 몇 개월 동안 꾸준히 해서 진도를 많이 나갔다. 영어공부를 하고 있으니 제이님이 서재에 들어온다. 옆 책상에 앉아 뭔가 하다가 갑자기
"꽤로랙!" 한다. 얼른 헤드폰을 뻰다.
"제이님, 왜요?"
"관심 끌려고요."
"어부바 해 드릴까요?
"응!"
어부바를 해 드리니 제이님 기분이 더 좋아졌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퇴근하고 지금까지 못 한 꼬옥꼬옥을 했다.
자려고 누우니 제이님이 겨드랑이 사이로 부비적부비적 파고 든다.
"동진님."
"네?"
"오늘도 고마워요. 어제보다 더 좋아해요."
나는 제이님을 꼭 안고 등에 손가락으로 '제이 최고 ♡'라고 썼다.

와 리얼하다.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9월 20일 화요일  (7) 2011.09.20
2011년 9월 1일 목요일  (1) 2011.09.01
2011년 7월 4일 월요일 : 부부의 일상 모음  (4) 2011.07.04
2011년 6월 30일 목요일  (2) 2011.06.30
2011년 6월 4일 토요일  (3) 2011.06.04
2011년 5월 5일 목요일  (0) 2011.05.05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장수제 2011.07.04 2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참 부럽다. 좋다. 부럽지만 보는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네...는 개뿔....솔직히 캬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말았음. 부러워서 ㅠㅠ

    하지만 마지막 일기는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응?)

    • Jay 2011.07.05 1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동진님이 읽더니, 제가 동진님 생각을 다 알고 있는 것 같다고 깜짝 놀랐어요! 세척기 그릇 씻은 거냐고 제가 자꾸 문자를 보내서인지, 요즘은 세척기가 다 돌아가면 동진님이 바로 그릇을 꺼내 정리한다는 점이 사실과 조금 다르긴 해요. ㅋ_ㅋ)>

  2. 당근 2011.08.23 02: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배시트에게 끼양과 배시트가 등장하는 만화를 그려서 주면
    순수하게 기뻐하던 몇 년 전과 달리...이제는
    흐흥 제이님에게 보여줘야지! 하고 앉았어요
    염장질 배틀하겠다고;;;
    도대체 배시트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 집에 두고 싶은 것

동진님이 며칠 전에 전기를 쓰지 않는 친환경 가습기를 장만해서 침실 협탁에 놓았다. 참 예쁘다.
"역시 이런 쪽 감각은 동진님이 저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집에 두고 싶은 게 있으면 갖다 놓으세요."
"그래도 돼요?"
"그럼요."
"안 되는데, 제이님 학교 가야 하는데......"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 경쟁자

동진님이 침대에 눕더니 하아아 하고 길게 숨을 내쉰다.
"몸에 힘이 쭉 빠져요?" 하고 물었더니, "침대가 저를 안고 있어요." 란다.
그래서 나는 콧김을 내뿜으며 외쳤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 침대 이노오오오오옴!"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 분노에 제물

법무부에 분노하다가 커피를 쏟았다. 내가 거실에 앉아 크릉! 크릉! 크릉! 하고 씩씩대자 남편이 내 다리를 베고 누워 두 손을 냥이포즈로 오무리고 "미남을 바치오니 분노를 푸옵소서."하며 나를 말똥말똥 올려다본다. 웃고 말았다.


2010년 12월 7일 화요일 : 맥도날드 질주

학교에서 아홉 시까지 수업을 듣고 총회에 참석했다가 열 시에 나왔다. 셔틀을 잘못 타서 산 속 기숙사로 들어갔으나 운 좋게 택시를 잡아 일단 집으로 출발하는데는 성공했다. 하필 오늘이 기말 발제 날이라 저녁도 못 먹은데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동진님에게 배가 너무 고프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동진님이 나에게 (내가 며칠 전부터 먹고 싶어했던) 햄버거를 구해다 주겠다고, 그 늦은 밤에 걸어서 15분~20분 정도 걸리는 맥도널드까지 한달음에 달려나가 햄버거 세트를 포장해 나왔다. 전화를 했는데 맥도널드에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뛸 수 있는 데까지 뛰자는 마음으로 달렸더니 어느새 맥도널드가 눈 앞에 보였다고 한다. 감자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었다.


2010년 12월 8일 수요일 : 신곡 발표

왠지 일찍 깨서 오랜만에 동진님표 커피를 마시고 딸기와 도넛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출근하는 동진님에게 아침뽀뽀를 했더니 창의력이 폭발, 신곡이 절로 나왔다. 아침에도 멋있어요 쪽쪽쪽~남편이 출근할때 쪽쪽쪽~남편이 반갑다고 쪽쪽쪽~헤어질때 또만나요 쪽쪽쪽~우리는~러브러브~쬮쬮쬮 커어플~쪽쪽쪽~쪽쪽쪽~쪽쪽쪽~커!플!

아 훌륭한 개사다......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 가치관이 다릅니다

동진님과 나란히 누워 아이패드로 지난 여행 사진을 보고 있었다. 음식 사진이 많다. 내가 말했다.
"역시 배가 부르니까 음식 사진을 봐도 마음이 여유로워요."
옆에 있던 동진님이 폭소한다.
"보통 그럴 땐 덜 먹고 싶다고 하는데 '마음이 여유롭다'니...(끅끅끅)......제이님은 역시 대단해요......으하하하하핳!"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1월 1일 토요일  (0) 2011.01.01
2010년 12월 29일 수요일  (0) 2010.12.29
2010년 12월 26일 일요일 : 부부의 일상 모음  (1) 2010.12.27
2010년 12월 25일 토요일  (0) 2010.12.25
2010년 12월 24일 금요일  (0) 2010.12.24
2010년 12월 23일 목요일  (0) 2010.12.23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12.28 05: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학부 동기 신행의 결혼식이었다. 의정부역 근처 예식장이라 집에서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오랫동안 기다린 신행의 결혼은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주례는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 교장님이었고, 신랑신부의 이십년 지기가 축가를 불렀다. 노들야학 학생분들과 신행이 신부에게 노래를 부를 때는 나도 뭉클하더라.

서울에 있는 동기들은 다 왔고, 몇 년 만에 학부 선후배들도 많이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 식사 하고, 신랑과 신부에게 인사를 한 다음 다들 서울대입구로 가서 술 한 잔 한다고 했으나, 너무 늦어 나는 귀가했다. 결혼식 한 번에 하루가 다 갔지만 즐거웠고, 여러모로 내 자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저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넓고 큰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신행의 결혼생활이 지금 그 모습처럼 행복하길.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1) 2010.11.15
2010년 11월 14일 일요일  (1) 2010.11.14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0) 2010.11.13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0) 2010.11.12
2010년 11월 11일 목요일  (0) 2010.11.11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0) 2010.11.10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헌법사 수업이 휴강이었다. 그래서 홍대 앞에서 아스님을 만나 푸르지오 상가 건물에 있는 '사토시 카레'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경아 님의 신작도 감사히 전해 받았다. 소리소문 없이 나온 태리 프랫챗의 [뒤집힌 세계]. '사토시 카레'의 고로케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갔는데, 과연 맛있었다. 상가 내에서도 너무 구석 자리에 있어 잘 될지 조금 걱정스럽더라. 식후에는 르 쁘띠 뿌에서 무스와 케이크를 곁들여 커피를 마시며 SF, 사람, 책, 인도영화, 글쓰기 등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결혼 후에 결혼 전에 쓰려고 했던 많은 글들을 영영 쓸 수 없게 되었고, 그 진공으로 인한 상실감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무언가가 완전히 내 안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부당한 감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억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스 님이 논문을 쓰고 나서 논문을 쓰기 전에 쓸 수 있던 글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결혼'이라는 특정 경험으로 인한 상실이 아니라, 단지 그만한 무게를 갖는 정신적인 기점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변화일지도 모른다고 처음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무척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저녁으로 먹으려 카모메 주먹밥을 두 개 골랐다. 야근을 한다던 동진님이 저녁을 밖에서 먹지 않고 나와 거의 같은 시각에 귀가해서 주먹밥을 나누어 먹었더니 밤에 무척 배가 고팠다. 아참, 그리고 무과수 마트 골목, 가또 에 마망 건물 2층에 24시간 탐앤탐스가 문을 열더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작자 표시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년 9월 17일 금요일  (0) 2010.09.17
2010년 9월 16일 목요일  (4) 2010.09.16
2010년 9월 13일 월요일  (0) 2010.09.13
2010년 9월 12일 일요일  (2) 2010.09.12
2010년 9월 10일 금요일  (0) 2010.09.10
2010년 9월 9일 목요일  (0) 2010.09.09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늘은 사귄지 1200일이다. 동진님에게서 예쁘고 맛있는 초컬릿 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열어보면 이런 크리스마스 초컬릿이 들어 있다)


그리고 아래는 몇 주 전 일이지만, 잊기 전에 써 둔다.

-
주말, 동진님이 일어나질 않는다. 열 시 쯤 일어나서 어슬렁어슬렁 집안일을 좀 했다가, 동진님이 계속 쿨쿨 자니까 나도 심심해서 도로 누웠다. 열두 시 쯤 되어 이제 안 되겠다 싶어 동진님을 살짝 깨웠다.

"동진님, 동진님, 아점 뭐 드실래요?"

그러자 동진님이 눈을 감은 채 "무셔운 꾸믈 꿔서요." 이런다.

"무슨 꿈?"

"응....패러랠 월드에 제가 있는데......이미 다른 사람하고 결혼한 거예요.....결혼하고 나서 제이님을 만나서...... 그래서 어떻게 이렇게 멋있고 매력적인 사람하고 결혼을 못 했을까, 하고 후회하는데 제이님이 뭐 먹을지 물어봤어요."

"응, 고맙죠?"

동진님이 여전히 반쯤 잠들어 혀 풀린 발음으로 "응, 아.....다행이다." 란다. 나는 그런 남편이 사랑스러워 머리를 쓰다듬었다.

신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12월 2일 수요일  (0) 2009.12.02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5) 2009.12.01
2009년 11월 28일 토요일  (3) 2009.11.28
2009년 11월 25일 수요일  (0) 2009.11.26
2009년 11월 23일 월요일  (4) 2009.11.23
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1) 2009.11.22
Posted by Captj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yun 2009.12.01 11: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끔 들르는 사람이어요.


    .......부러우면 지는 건가요 이거 ㅠ_ㅠ

  2. Raymundo 2009.12.04 19: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고 분명히 하얀바탕 블로그인데 눈앞에 핑크색만 아롱거립니다~ㅎㅎ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