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길에 동진님과 [IFC Mall]에서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다. [락 앤 웍(Rock'n Wok)]이라는 중식당에 갔다.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몸이 녹았다. 11월인데 너무 춥다. 

아참, 혹시나 해서 구두 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요전에 수선 맡긴 구두가 도착했다고 해서 이날 찾아 왔다. 일본에 가기 전에 받아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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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수업에서는 이보람 변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들었다. '복지국가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과 활용'이 주제였다. 내가 너무 큰 주제를 제시해서 보람 변호사가 준비하면서 애 먹었을 것 같다. 보람 변호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진정제도의 활용 방법과 절차, 보람 변호사가 경험한 조사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어 학생들 뿐 아니라 나에게도 공부가 되었다. 

토요일에 정란이 선물로 준 케이크를 동진님과 나누어 먹었다. 초 두 개 꽂고 인사 하고 후 불고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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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람변 2014.01.15 16: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변님 ㅋㅋㅋ

    나 보람변이요 ㅎ

    우연히 들어왔네요.

    반가우면서 살짝 무서운 느낌이죠? ^^;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조만간 또 뵈어요 ~~

    • Jay 2014.01.21 01: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허겅 놀랐네요. ㅋㅋㅋ 언제 보죠? 보람변님 전국을 누비며 바쁘니...그래도 괜찮을 때 삼실 함 놀러 와요!>_<




동진님과 파강정을 먹고 스파클링 와인을 마셨다. 우리가 함께 살고 있다니 참 놀랍고 신기하고 행복하구나 기념일(즉 특별한 기념일은 아님)이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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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병이 낫지를 않았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동진님과 접선, 여의도에 있는 [창고]에 가서 고기를 먹었다. 창고 고기는 정말 맛있다! 이날로 고기병이 나았다. 



실내가 너무 건조해서 백탄을 장만했다. 물을 부으니 바삭바삭 숯에 물 스미는 소리가 났다. 침실에 가습기가 하나 있지만, 너무 건조해서 괴롭다. 탈수하지 않은 빨래가 몇 시간이면 다 마를 정도이니.....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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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고기병이 안 나았다.

수업을 마치고 IFC몰의 락포트 매장에 가서 구두를 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두를 사서 수선까지 맡겨 본 것은 처음이었다. 민무늬에 굽이 높지 않은 심심한 검은 정장 구두가 필요했다. 다다음주 오사카 세미나에 신고 가면 좋을 것 같았는데, 수선이 보름 정도 걸린다고 하여 미루지 말고 며칠만 더 서두를 걸, 하고 후회했다. 동진님의 퇴근을 기다리며 영풍문고에서 [미생]을 사서 읽었다. 본격 근로의욕고취+바둑의욕고취만화.

저녁은 [버거헌터]에서 먹었다. 감자도 먹고 맥주도 마셨다. 이날 학교에서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아, 이 날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통계 2 중간고사에서 계산기 뿐 아니라 스마트폰 계산기 앱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에 일부 수강생이 이의를 제기했다. 그래서 교수님이 중간고사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퀴즈와 과제의 반영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하셨다.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던 터라 반가운 소식이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다. 교수님도 20여년 교직 생활에 시험 무효화는 처음이라고.


 
이때 전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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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떄 몇 주 동안 계속 육식이 당겼다. 걸신 들린 듯이 고기 고기 노래를 불렀다. 동진님이 퇴근길에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새로 문을 연 IFC몰에 있는 [The Steak House]에 가서 고기를 먹었다. 적포도주도 한 잔 했다. 월요일에는 오전에 출강하고 오후에 수강하는 일정인데다 시간이 빠듯해 점심을 제대로 못 먹을 때가 많다.

[The Steak House]는 VIPS 계열이었다. 일부러 찾을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고, 데이트 장소로서도 나쁘지 않았지만 4~5인 정도가 함께 가서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해서 먹으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동진님과 데이트를 하고 고기도 먹어서 좋았다. 음식 사진을 찍기는 했으나, 실내가 어두워 고기가 까맣게 나왔다.  

밤에는 어제 [마카롱]에서 사 온 밀푀유를 간식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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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판타지 도서관] 강의를 마치고 동진 님과 카카오봄에 가서 초컬릿을 마셨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애마하게 시장할 것 같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카주라호]에 갔다. 쉬는 시간 없이 영업을 해서, 애매한 시간에 가도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날씨가 춥다고 바닥이 따뜻한 좌식 방을 권해 주시더라.


(처음 들어가 본 방. 6~8명 정도 앉을 수 있을 듯.)


채소 튀김(?)에 도전해 보았다. 간단한 전식일 줄 알았는데 양이 굉장히 많았다! 남은 것은 포장해 왔다. 그리고 시금치 커리도 먹었다.

이날 날씨가 무척  추웠다. 귀가길에 동진님이 유니클로에 들렀고, 나도 한양문고에 들렀는데 옷이나 책을 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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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나와도 꽤 오래 수업을 함께 했던 W씨의 남편 분이 돌아가셨다. 사실 지난주에 위독하다는 소식은 들었었다. 장례식장을 다녀오신 대표님으로부터 W씨의 지금 상황을 듣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저녁에는 일요일에 먹고 남은 만두를 더해, 동진님표 어묵탕에 맥주를 한 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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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서 차를 빌려 주고 도쿄로 가셨다. 모처럼 차가 있을 때 평소에 못 가던 곳에 가야겠다는 의욕에 불타올라 동진님과 데이트를 했다.

우선 오전에는 용산 CGV에 가서 [스카이폴(Skyfall)]을 IMAX로 보았다. 비가 와서 차가 많이 밀려 앞 부분을 조금 놓쳤다. 제임스 본드는 매력적이었고, Q는 어떻게 저렇게 모에 포인트(...)가 넘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스코틀랜드 풍광이 아주 멋있어서 스코틀랜드에 가 보고 싶어졌다. M은 드라마 퀸 같아서 조금 짜증스러웠다. 딱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인물이었다. 실제로는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아. 어쨌든 영화에는 전체적으로 대만족. 




영화를 본 다음에는 이태원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시장한데 시간이 애매해서 문 연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브런치를 한다는 [비트윈(Between)]이라는 카페에 가서 나는 키쉬를, 동진님은 에그 베네딕트를 먹었다. 주문이 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에그 베네딕트가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에그 베네딕트는 그냥 원래 별로 맛이 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날씨 때문에 고생스러웠지만, 모처럼 데이트를 하겠다고 나왔는데 집에 돌아가고 싶지가 않았다. [패션5(Passion 5)]에 가서 푸딩과 빵을 몇 가지 고르고, 한숨 돌렸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리저리 검색해 보고 이태원에 있는 퓨전 일식집 [피어8(Pier 8)]로 결정했다. 따뜻한 일본주를 한 잔 곁들였다. 적당히 의외성이 있고 깔끔한 괜찮은 식당이었다. 다만 저녁 코스는 양이 약간 많아서 덮밥은 거의 먹지 못했다.

사진은 나중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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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님과 동네 영화관에서 조조로 [루퍼(Looper, 라이언 존슨 감독, 2012)]를 보았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였고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레빗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 정보 없이 보았는데, 예상과 상당히 다른 영화였다. 예매할 때 '19금 관람가'라고 떠서 왜지 싶었는데,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이해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보기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설정이 좋고 깔끔한 영화라 만족스러웠다. 살짝 B급 SF 감성이 있었고. '나도 이런 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터넷에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루퍼에 출연중인데 브루스 윌리스만 익스펜더블에 출연중'이라는 평을 발견하고 한참을 웃었다. 이 정도 되는 SF영화가 매달 한 편 씩 나와서, 동진님하고 매달 한 번씩 조조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으로는 동진님표 카레를 먹었다.

토요일 밤에는 왠지 열아홉 스물 이럴 때 동진님이랑 같이 갔던 곳들, 연인이 되기 이전에 함께 보았던 것들, 지금은 사라진 가게들, 안 간지 오래된, 한때는 지주 찾았던 데이트 장소, 했던 어린 얘기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막 눈물이 났다. 그래서 동진님을 끌어안고 훌쩍훌쩍 울었다. 한 인간의 삶에 어떻게 이렇게 압도적으로 중요한 타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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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님과 만난지 12주년, 사귄지 6주년이었다. 그런데 밤에 출장을 가야 해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고 잠깐 누워 쉰 다음 공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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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부터 6월 16일 사이 사진이 사라졌다. 대체 어쩌다가?!?!?!?

이날은 카페 코알라에서 원고를 좀 한 다음에, 예배를 마치고 온 동진님과 달고나에서 저녁을 먹었다.

분명히 그사이에 사진을 열심히 찍어 두었는데, 사진이 없으니 뭐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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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7일 토요일

일상 2012.04.07 23:20 |

일 년 반 정도만에 한국에 온 마사미와 북촌에서 만났다. [문향재/차향기 듣는 집]이라는 전통찻집에서 오미자차를 마셨다. 조용하고 깔끔한 곳이었고, 서비스도 상냥했다. 동진님과 데이트로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사미와는 일 년 반 만에 만났는데도 어색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일어를 했다. 백화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고기 타령을 했더니, 동진님이 저녁에 고기를 구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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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과 점심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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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님과 데이트를 했다. 몇 달 만인지 기억도 안 난다. 동진님 예배가 끝나길 기다려, 합정에서 홍대 앞까지 함께 걸었다. [아몬디에]의 쉐프님이 독립해 연 마카롱 가게인 [마카롱]에서 마카롱과 케이크를 고르고 초컬릿도 하나 샀다. 3월 31일까지는 개점 전 행사 기간이라 마카롱 6개에 7천원.




늦은 점심으로 [제니스 브레드] 샌드위치를 먹고, 지나가다 눈에 띈 가게를 구경했다. 구 쌈지 매장인 것 같은데, 자투리 가죽이나 재활용품을 이용한 재치 있는 물건이 여러가지 있었다.



한양문고에 가서 그 사이 나온 만화책 신간을 샀다. 집에 와서는 한 숨 돌린 다음 저녁을 먹었다. 아무 기념일도 아니지만, 동진님이 멋진 저녁상을 차려 주었다. 동진님의 레서피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로스트포크. 와인도 괜히 한 병 땄다. 




역시 굉장히 맛있었다. 행복해 하며 저녁을 먹고, 만화책을 보며 놀다가 낮에 [마카롱]에서 골라온 밀푀유를 후식으로 먹었다.


조금 피곤했지만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다음 주말에도, 아니 앞으로도 계속 동진님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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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님이 앞머리를 예쁘게 잘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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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Jay&Jin 연애 2000일 기념 인도영화 상영회]를 했다. 영화는 아슈토시 고와리케르 감독, 샤룩 칸 주연 2004년 작 [스와데스(Swades, 조국)]. 

낮에는 베란다에서 시금치를 수확해 키쉬를 구웠다. 시금치 키쉬와 토마토브로콜리 키쉬. 틀이 하나 밖에 없어서 한 번 구운 다음 식히고 두 번째 판을 굽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평이 무척 좋아서 기뻤다. 한 판 가득 구운 초코칩 쿠키도 두 개밖에 안 남았다. 뿌듯했다.


(이 시금치를 수확해서)


(이렇게 키쉬를 만들었다!)




(단촐한 상차림)

상영회에는 미연이와 라키난 님, 파인로 님, 랄라 님, 안나 님, 최원택 님, mysticat님이 오셨다. mysticat님과는 초면이었는데, 2000일 기념 상영회라고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초 20개를 가지고 와 주셨다. 그 덕분에 영화 중간 쉬는 시간에 케이크에 초 스무 개를 모두 꽂고 축하 세레모니를 했다. 다들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서, 환갑을 맞은 노부부 생신잔치라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파인로 님은 왕마카롱, 랄라 님은 '입춘대길'과 '건양다경'이라고 쓴 붓글씨를 선물로 주셨다. 입춘을 맞아 문에 붙이는 문구라 한다. 원택 님의 저서 [미드의 성분]도 받았고, 안나 님이 일전에 받아서 우선 스캔본을 보내 주셨던 주호민 님의 사인 실물도 드디어 받았다. 액자에 넣어 책상 앞에 걸어 놓아야지!

영화는, 좋았다. 교훈적인 계몽 영화인데도 설득력이 있었다. 샤느님 덕분인가? 주인공이 시골의 가난을 목도하고 돌아가는 장면이 특히 가슴을 울렸다. 개인이 자신의 삶을 내던진다고 해서 온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인식도 좋았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하게 만드는 힘 앞에서 새삼 자신을 가다듬게 하는 영화였다.

"You could have gone to places, you know."
"I've (already) been to places."

이렇게 대답할 때의 샤룩 칸 얼굴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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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ana 2012.02.19 2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헉 쿠키가 남았었다니 ㅋㅋㅋ 저 너무 먹는 거 아닌가 나름 눈치보고 있었거든요!
    즐거운 자리였어요,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3일 금요일

일상 2012.02.03 23:11 |
어제의 여파로 학원에 가지 못했다. 정오가 지나서야 간신히 일어나 학교에 가서 사물함을 비우고, 카카오봄에서 현주 언니를 만났다. 졸업을 앞둔 동기들의 분위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취업이 정말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취업 사정을 잘 아냐고 감탄했더니, 나만 모르는 거라며 일단 카카오톡을 깔란다. 

현주 언니가 로클럭 시험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그만한 능력이 있고, 노력했으며, 법원에 어울리는 공정하면서 상냥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카카오톡은 설치하지 않을 생각이다. 

비프 샐러드

토마토 랍스타 스파게티

저녁은 동진님과 여의도 [올라 6(Ola! 6)]에서 먹었다. 즐거웠지만, 너무 춥고 배가 불러 귀가길에 고생했다. 올해는 동진님과 가능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둘이 같이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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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 동진님과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좋은 기분전환이 되었다. 동진님과 확대가족 문제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었다. 동진님의 입장을 분명히 들었고, 납득했다. 이것은 내가 결혼 제도를 수용함으로써 생겨난 갈등이지만, 우리 결혼 자체의 갈등은 아니다. 동진님과 둘이 이룬 관계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진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고부간에는 타인인 이상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시부모님이 나를 이해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나도 사람인지라 내심 가끔 바라기는 한다.) 그런 기적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이미 나름대로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있는 칠순 어르신들에게는 가혹한 요구이기도 하다. 그래도 내가 타인이라는 사실만은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인간에 대한 예의, 가치관에 대한 존중, 불균등하게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고마움. 아니, 이런 것 다 필요 없으니, 최소한도의 '거리감'.  이것도 지나친 기대일까? 이것이야말로 가혹한 요구일까?


 
토요일 낮에 독자이신 tarazed님 부부를 뵈었다. 시장에 데려가 주셔서 처음으로 일본 어시장을 구경했고, 맛있는 덮밥을 먹었다. 아소 특산품 선물까지 받았다. 식후에는 타베로그의 도움을 받아 이마이즈미에서 괜찮은 프렌치 카페를 발견, 함께 케이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가면라이더와 특촬의 훌륭함에 대해 열심히 떠들었다. 무척 즐거웠다.

토요일 오후에는 [해적전대 고카이쟈 vs 우주형사 갸방] 영화를 보았다. [해적전대 고카이쟈]는 딱 내 취향인 전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멋있다. 고카이쟈가 갸방을 구출하고 CG 불꽃을 뒤로 하고 걸어나오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일요일 아침에는 7시 30분에 일어나 [해적전대 고카이쟈] 제48화를 보았다. 결정적인 에피소드를 실시간으로 보아서 무척 뿌듯했다. 대형 서점을 세 곳이나 들렀으나 [월간 가면라이더] 잡지를 찾지 못해, [해적전대 고카이쟈 vs 우주전사 갸방] 공식 사진집만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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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arazed 2012.02.01 23: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이님의 열정적인 가면라이더 요약 강연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심오한 세계가 있었을 줄이야... 꼭 볼게요. / 행여나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구매대행이라던가. 쿨럭) 언제든 알려주세요 :D

    • Captjay 2012.02.10 0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만나뵈어 기뻤어요. 책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의 가면라이더 입문 추천작은 [덴오(07)]와 [오즈(11)]입니다! ㅎㅎㅎ

크리스마스 자정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오늘 저녁에는 동진님이 '로스트포크'를 만들어 주셨다.


주말 내내 동진님 덕분에 일찍 일어나고, 잘 먹고, 기운 내서 공부도 제대로 해서 기분이 좋았다. 동진님이 집에 계시면 행복하고 배도 부르고 집도 깨끗해진다. 그래서 내 기분이 좋아지면 동진님 기분도 좋아지고 그러면 나는 더 기분이 좋아져서 뭐든 열심히 한다. 그러고 나면 뿌듯해서 기분이 좋아지고, 내 기분이 더 좋아지면 동진님 기분도 더 좋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그리고 뽀뽀 시험이 얼마 안 남았다. 마지막 주이니 힘을 내야지!

미리 쓰는 2012년의 계획: 들어오는 원고 청탁을 거절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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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가 엄청 밀렸다. 그 사이에 카우치서핑을 세 번 더 했고, 대학원 면접시험을 보았고, P사와 계약을 했고, 아우님과 승민 오빠를 집에 초대해 샤브샤브를 먹었고, 체화당에서 풀뿌리사회지기학교 특강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고,  '정의'라고 쓰인 가면라이더 1호 포스터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당분간 일기를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일단 가장 밀렸던 부부의 일상 모음만이라도 올려 두기로 한다.


2011년 7월 23일 토요일: 맛있는 제이

사회복지학과 학번 엠티를 다녀온 날. 즐거웠지만 고민은 여전히 무겁다.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내 말에, 동진님이 가만히 안아 주며 말했다.
"제이님은 지금 50층 빌딩에서 이제 오 층에 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더 많이 보고 나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거예요."
"분명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대학원에 오고 언제부턴가 뭐가 뭔지 모르게 된 것 같아서 슬퍼요."
"제이님이 나의 목표. 제이님을 매일매일 행복하게 하는 게 나의 일이에요.(꼬옥꼬옥) 음, 그런데 제이님한테서 맛있는 냄새 나요.(킁킁)"
네, 저녁에 목살이랑 삼겹살 먹었어요......


2011년 7월 27일 수요일: 함께 살기

얼마전에 중요한 결정(*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지원)을 하나 했다. 동진님에게 괜찮냐고 물어 보았더니 괜찮다고 했다. 나는 "동진님이 안 괜찮아지면 말씀해 주세요. 멈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멈출게요."라고 말했는데, 진심이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2011년 8월 14일 토요일: 우문현답


동진님이 밥 먹다가 나를 보고 웃는다.
"응? 왜 웃어요?"
"제이님하고 결혼한 게 좋아서."
"저하고 결혼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아요?"
"제이님의 남편이라는 스테이터스(사회적 지위)를 얻었어요."
"우와, 내가 해놓고도 진짜 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싶었는데!"


2011년 8월 30일 목요일: 새로운 모에포인트 발견!



2011년 9월 8일 목요일: 미묘한 찬양

밤, 동진님이 나를 꼬옥 안으며 불렀다.
"(꼬옥꼬옥) 제이님~"
"으응?"
"제이님은 제'일'님이야!(꼬옥꼬옥)"
미묘하다! 이건 미묘한 찬양이야!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노동요

동진님이 "날씨가~날씨가 좋군요 날씨가 좋으니 제이가 더 예뻐~"하고 흥얼거리며 빨래를 개고 있다.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잘 한 일

컴터를 하고 있는데 동진님이 방에 들어왔다.
"랠라꾸루꾀래뀽"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더니 동진님이 자기 의자에 앉으며 "잘 했어, 잘 했어."한다.
"뭘요?"라고 내가 묻자,
"나랑 결혼한 거."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더 좋아요

동진님이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옆에 가 앉았더니 동진님이 왼손을 내민다. 그 위에 내 손을 얹었다. 동진님이 오른손을 얹고 "이겼다!"한다.
"이겨서 좋아요? 난 동진님이랑 손잡아서 좋은데."
"난 제이랑 결혼해서 좋아요."


2011년 11월 3일 목요일: 면접 전야

자기 전, 동진님이 나를 꼭 안아주며 "제이님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이님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 아침을 차려 주었다. 나는 힘을 내서 면접을 봤다!


2011년 11월 5일 토요일: 말 잘 듣는 아내

동진님이 종아리 뭉친 부분을 조물조물 안마해 주었다. 내가 아파서 몸을 비틀며 신음하자 동진님이 물었다.
"내 말 잘 들을 거지?"
"으으 네."
"뭐든지 다 들을 거지?"
"으으......으어어......네."
"정말로?"
"넹."
"그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재밌게 살아요!"


2011년 11월 6일 일요일: 동진유머

결혼한 이후 집안에서 극히 한정된 대화만 하고 유머 감각도 동진화하다 보니, 사회생활(?)에는 점점 서툴어지는 것 같다. 동진유머의 예:
"제이님은 제이지만 제일좋아!"
"꺌꺌꺌꺌 동진님 짱재밌어요."
동진님이 말하면 왠지 진짜 재밌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하면 사회로부터 유리되는 것 같다.


2011년 11월 9일 수요일: 동진어록

"제이는 제이. 제이는 나의 연인. 나의 연인은 제이. 우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야!"

2011년 11월 9일 수요일: 제이어록

"다 가진 거 맞아요."


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좋아하는 이유

"동진님, 동진님은 왜 저를 좋아해요?"
"음, 왜일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서 물어봤어요."
"으응, 난 욕심이 많거든. 세상을 다 가지고 싶어. 그래서 세상의 중심인 제이님을 좋아하게 된 거죠."
내가 동진님의 설명에 베개에 묻고 있던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렇구나!"
"납득했어요?"
"네."
"으하하하핳 역시 제이님이야."
그리고 꼬옥꼬옥~


2011년 11월 13일 일요일: 다 이루었노라

"동진님, 동진님은 저랑 뭐 하고 싶어요?"
"결혼하고 싶어요."
"헉, 벌써 했잖아요!"
"네, 다 이루었도다~"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덩실덩실

샤워하러 가던 중 주방에서 페트병째 물을 꼴깍꼴깍 마시고 있는 동진님을 봤다. 동진님이 너무 멋있어서, 샤워는 잊고 동진님과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2011년 11월 18일 금요일: REM 수면

"동진님, 요즘 동진님이 좋아서인지 꿈에 자주 나와요."
"전 제이님 꿈에 나가느라 요새 꿈을 안 꿔요."
"요새 잠을 깊게 주무시나봐요."
"깨는 시점에 꿈을 안 꿔서 그런 거죠."
".......알아요."
"힝, 지적질 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저도 말하면서 이런 무의미한 사교성 대답은 좀.......하고 생각했어요."


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프린터

한창 바쁠 때인데 프린터가 고장 났다. 내가 막 짜증을 냈더니 동진님이 공주님 안기를 해 줬다. 그래도 프린터는 그대로라 또 짜증이 났다. 그러자 동진님이 나를 안아올려 뱅글뱅글 돌려 줬다. 프린터는 그대로이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동진님이 '포옹을 하면 우울함의 30%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어디서 읽었나보다. 내가 조금만 찡찡거리면 옆에서 양팔을 벌리고 문어처럼 흔드는 허그허그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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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첫 동진님표 어묵탕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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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hilia 2011.10.28 12: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아직 10월인데 벌써 겨울인가요? ㅠ.ㅠ

다음주가 시어머니 생신이라 스위스그랜드힐튼 중식당에서 시부모님, 동진님과 점심을 먹었다. 동진님은 점심을 먹고 바로 분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가야 해서, 우리 집에서 시부모님과 나 셋이서 작은 생일 파티를 했다. 오랜만에 내가 커피를 내렸는데, 아버님께서 동진님 커피보다 맛있다고 하셨다.

하필 여의도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하는 날이었다. 분당에서 우리집으로 오려면 여의도를 지나야 한다. 동진님이 귀가길에 무척 고생했다. 결혼식장에서 식사 대신 준 파운드 케이크 손잡이가 다 뜯겨 있더라. 동진님이 분당까지 간 김이니 맛있다는 마카롱 집을 검색해 구해 왔다며 마카롱 상자를 내밀었다. 지하철 두 역 사이에 있어 한참 걸었다고 한다. 내가 어제 마카롱 먹고 싶다고 해서......



저녁으로는 BBQ 치킨을 주문해서 정신없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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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일 목요일

일상 2011.09.01 18:55 |

8월 8일에는 철 들고 처음으로 한의원에 갔다.


8월 9일에 동대입구역 근처에서 프레시안 북스 편집위원 분들 및 기자분들과 만나 냉면을 먹고 차를 마셨다. 이후 민변 로스쿨회원모임 뒷풀이에도 갔다. 기운이 날까 해서 한 나들이였는데 기운은 전혀 나지 않았고, 개운치 않은 회의감만 끌어안고 돌아왔다. 그럼에도 사람을 만났다는 점은 좋았으며, 오가는 길에 읽은 [표백]이 정말로 강렬한 이야기라 만족스러웠다. 밤에는 악몽을 꿨다.



8월 11일에 시아주버님 가족이 출국했다.


8월 12일에 장강명 님, 동진 님과 아벡누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의 글은 너무 착한데, 심사위원들은 못된 글을 좋아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못된 글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몇 년 만에 강명님을 만나 반가웠다. 대화는 흥미로웠고, 헤어지고 나서도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었다. 내게는 힘든 장소가 강명님에게는 멋과 낭만이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왠지 우스꽝스러웠다. "서울대보다 훨씬 낫지 않아요?" 라는 말에 웃음이 나서, 며칠 전에 강의실에서 본 커다란 일본 바퀴벌레 이야기를 했다.


8월 14일부터 8월 16일까지 동진님과 만남 10주년 기념 휴가 삼아 송도를 다녀왔다. 송도는 모델하우스의 모형 같은 도시였다. 효율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번쩍이는 유리로 된 건물들과 한산한 도로, 녹색성장풍 인공적인 공원, 외국 국기, 영어 병기 표지판 등이 있었다. 야경은 [블레이드 러너]의 한 장면 같았다. 독특한 공간이었다. 서울을 잠시 떠나 동진님과 조용히 쉬니 굉장히 행복하고 평화로웠다.



8월 18일에 문지문화원 수강생이셨던 해울 님과 뒤빵에서 점심을 먹었다. 해울 님이 피험자로 참여하신 공감각인 연구 보고서를 보여 주셨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이러면 안 되는 건가 하고 생각하면서도 내 이름이 해울 님에게 무슨 색으로 보이는지 묻고야 말았다. 연한 파스텔톤이라고 한다.

8월 20일 토요일에는 텝스를 쳤다. 급히 신청해서 덜렁덜렁 가서 보았는데 어휘가 너무 어려워서 귀가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핫팬츠를 입고 냉방이 센 교실에 두 시간 반 앉아 있었더니 냉방병 증세가 와서 걱정이 되었다. 텝스를 박멸하자며 분노해댔으나, 30일에 나온 점수가 2년 전과 비슷해서 대충 만족했고, 매우 안도했다.

8월 21일에 이다 님, 명훈 님과 홍대입구 카주라호에서 만나 이다 님네 피망 및 아삭이 판매촉진을 위한 피망 단편선 출간을 논의했다. 명훈 님은 이미 피망 단편을 다 쓰셨더라. 농사가 10월이면 거의 끝나니 내년 6월 피망 판매에 맞춰 준비하기로 했다. 즐거웠지만, 어제에 이어 냉방 때문에 힘들었다.



8월 24일 오후에 민영 고모와 명아가 집에 놀러 왔다. 삼 년 반 만에 귀국한 명아가 반가웠다. 그다지 달라진 데가 없었고, 예전보다 안정된 느낌이었다. 보스톤에서는 깻잎을 구해 먹기가 매우 힘든데, 한국에 와 보니 아버지(내게는 작은 할아버지)의 주말 농장에 깻잎이 가득했다고 한다. 명아는 너무나 황홀한 표정으로 "깻잎 천국이었어!"라고 외쳤다. 선물로 웃는 얼굴 얼음틀과 봉투를 주기에 당연히 편지라고 생각하고 받았는데, 나중에 열어 보니 편지가 아니라 늦은 축의금인 듯한 달러라서 당황했다.

8월 25일 점심은 라키난 님, 인수 오빠와 연희동 중식집 향미에서 먹었다. 소룡포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인수 오빠가 맛있는 집을 찾아 주었다. 선물도 받았다.



8월 26일에는 아우님과 처음으로 경락맛사지라는 것을 받으러 갔다. 8월 중순부터 냉방병 내지 여름감기라고 의심하던 증상이 우리 가족의 강력한 우성유전인 알러지 비염 증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8월 27일 오후에는 여의도에서 전션을 잠깐 만나 차를 한 잔 마셨다. 나이가 들수록 분명해지는 취향과 고집, 깊은 관계 형성의 어려움, 이미 들어버린 말이 남기는 아물지 않는 상처에 관해 말했다. 전션은 [종로의 기적] GV에서 "여러분이 커밍아웃을 했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런 영화를 보았다고, 어떻게 생각했다고, 주위에 말해 달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저녁에는 동진님과 고기를 먹었다.

8월 30일 낮에는 이명현 박사님의 작업실에 가서 이 박사님, 상준 님, 만화평론가 백정숙 님을 만났다. 즐겁고 새로운 이야기가 많았고, 생각할 다음 일이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 이 박사님의 작업실은 무척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 엄청 많았다! 나도 나이가 들면 귀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

밤에는 E지에 원고를 보냈다.

8월 31일은 개강 전날이었다. 어머니와 세브란스 병원에 갔다가 현대백화점 지하에서 덮밥을 포장해 돌아와 허겁지겁 먹었다. 공간 자체에 대한 공포심이나 거부감에 대해 생각했다. 언젠가 글로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요즈음 내가 쓰거나 뱉는 말은 대부분 언어가 아니라 고함 내지 신음 같은 것이다. 날것인 고통에서 나오는 신음에는 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힘을 갖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9월 1일 오늘은 개강을 했다. 전날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고 세 시간 정도 자다가 새벽에 악몽을 꿔서 깼다. 악몽은 학교와 상관 없는 내용이었다. 첫날이라 수업을 다 하지 않아, 점심 때 동교동 삼거리로 가서 아스 님을 잠깐 뵙고 함께 식사를 했다. 책 드리고 차 한 잔 마시고 일어날 생각이었는데, 막상 음식을 보니 식욕이 나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시간이 금세 갔다.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마저 듣다가, 비둘기파는 모두 멸종하리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조퇴했다. 귀가길에 택시 기사님이 학생이냐고, 전공이 뭐냐고 물었다. 그냥 철학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법학이라고 해서 좋았던 적이 없다. 기사님이 IMF때, 무슨 연구소를 운영하던 총무가 최고경영자과정 동문들이 모은 기금 일억 오천 만원을 들고 사라졌던 일을 이야기했다. 동문들이 회장에게 물어내라고 하자 회장은 도의적 책임은 질 수 있어도 돈은 낼 수 없다고 해서 난장판이 되었다고 한다. 그 때는, 아이엠에프 때는 다 그랬어요, 동문회고 뭐고 다 망가졌어. 지금 같으면 뭔가 안전 장치를 했겠지,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어. 회장이 한 오천 내고, 우리도 최소한 천 오백, 천 오백은 냈고 부회장은 삼천인가 냈지. 그의 목소리에는 분기가 없었다. 개인택시가 아니라 회사택시였다.

집에 와서 동진님이 며칠 전에 가져온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퍼 먹고 어제 어머니가 손에 들려 주신 에그타르트도 하나 먹었다. 그리고 밀린 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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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7 12: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1년 4월 26일 화요일 : 동진님의 트윗

흥얼흥얼 즉흥 노래를 불렀다. "제이님이 너무 좋아서 결혼했는데~ 이럴 줄 몰랐어~" 잠시 뜸을 들인 후, "갈수록 더 좋아져~" 제이님을 봤더니 뜸을 들인 시점에서 엄청 긴장 하더니 이내 안심하는 표정을.


2011년 4월 30일 토요일 : 마법

"동진님은 어째서 나를 좋아할까?"
밤에 문득 동진님에게 물었다.
"음.....마법에 걸렸어요."
"마법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해요?"
"안 해도 돼요. 영원히 깨지지 않는 마법이야."
아잉~

2011년 5월 6일 금요일 : 짜장범벅과 치킨과 사랑

동진님이 짜장범벅을 후룩후룩 먹으며 말했다.
"제이님이 나에게 가르쳐 준 짜장범벅!"
"응, 전 동진님에게 치킨의 세계도 가르쳐 줬어요."
동진님은 나와 사귀고서야 배달 치킨을 처음 먹어봤다.
"그럼 제가 제이님한테 가르쳐 준 건 뭐예요?"
"사랑!"

2011년 5월 8일 일요일 : 평소에도 그래요

잘 준비를 하며 동진님에게 물었다.
"동진님, 샤워 했어요?"
"네."
"헉, 언제요? 제가 잘 때요?"
"아뇨."
"미안해요. 나 왜 몰랐지? 저 자주 이래요?"
"네."
동진님의 대답에 놀란 내가 재차 확인했다.
"제가 동진님이 뭐 하고 있는지 자주 모른다고요?"
"네."
"우웅 미안해요. 나 왜 그럴까......."
"제이님은 거의 침대에 누워 있으니까......(말끝을 흐린다)"
음, 그래도 난 귀여우니까 괜찮아!

2011년 5월 8일 일요일 : 어버이날 인사

동진님, 저와 가족이 되어 주어 고마워요. 동진님을 통해서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되어 사랑받는 경험을 할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귀여워서 고마워요. 미남이라 고마워요. 꼬옥꼬옥 고마워요. 어부바어부바 고마워요.

2011년 5월 12일 목요일 : 심술을 부리고 싶은데

저녁 차려 줄 동진님이 없어서 빵 뜯어먹고 있자니 심술이 나려고 하지만 동진님이 너무너무 훌륭하고 멋진 남편이라서 심술 낼 건수가 없다. 빵이나 먹어야지 냠냠 이것도 동진님이 갖다 놓은 거네.......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 반성

오늘 동진님한테 조금 화를 냈는데 화 내고 3분 정도 지나서 보니, 역시나 내가 잘못한 거였다. 몇 년 전에 이미 동진님이 나를 화나게 한다면 그건 진짜 백프로 나의 오해나 착각 때문이고, 동진님은 먼저 변명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니까 우선 이유를 잘 들어 보아야 한다고 깨달아 놓고, 배가 고파서 또 그만 누워 하이킥할 짓을 하고 말았다. 한 번이라도 예외가 있었음 좋았을 텐데 진짜 다 내 잘못이었어. 그래서 오늘은 배 조금 채우자마자 사과했다! 물론 동진님은 너그럽게 "제이님 말씀에 사실인 부분도 있어요." 라고 말해 주었다! 사실인 부분이 있긴 있었지만 내가 잘못했다!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 언제나 뽀뽀

새벽에야 자러 들어갔더니, 동진님이 색색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말간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쪽 하고 뽀뽀를 했다. 그런데 동진님이 헉 하고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며 깨서 조금 미안했다. 하지만 동진님이 꼭 안아 줬다!

2011년 6월 28일 화요일 : 멋진 일

동진님 팔베개를 베고 누워 부비적거리며 말했다.

"동진님의 행복은 나의 행복
나의 행복도 나의 행복
와아~행복이 두 배!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네요!"

2011년 7월 2일 토요일 : 백만 잉여

동진님과 오랜만에 치맥을 먹었다.
"아아, 오늘도 전 한 마리 잉여였어요."
내가 맥주를 들이키며 말하자 동진님이 나를 찬양할 때 쓰는 어조로 외쳤다.
"제이님은! 백만 잉여와! 맞먹어!"

2011년 7월 3일 일요일 : 동진님의 일기

오늘은 동진님 입장에서 일기를 써 보았다.

회사 가기 싫은데 가야 한다. 오늘도 꾸역꾸역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쿨쿨 자고 있는 귀여운 제이님에게 뽀뽀를 한다. 어? 그런데 제이님이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어서 발만 보이네. 할 수 없군, 오늘은 발에다 뽀뽀 하고 가야겠다.
회사에 있는데 제이님에게서 문자가 온다.
"동진님, 식기세척기 안에 있는 그릇 씻은 거예요?"
"아뇨."
얼른 답장을 보낸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바쁘다. 어서 집에 가서 제이님 얼굴 보고 저녁 차려 드려야 하는데. 만원 전철을 타고 돌아와 보니 제이님은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침실에 누워 있다.
"타다이마."
"오카에리나사이. 오늘도 보고 싶었어요."
뽀뽀를 하니 제이님이 배시시 웃는다.
"저녁은 어떻게 하실래요? 뭐 먹고 싶은 것 있어요?"
제이님은 언제나 메뉴 결정을 잘 한다.
"오늘은 비빔면이나 쫄면이나 비빔냉면이 어울리는 날씨에요. 짜파게티도 조금 당기긴 하는데 음......오늘 날씨에 딱 맞진 않는 것 같아요."
"그럼 사올게요."
얼른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동네 냉면집에 가서 비빔냉면을 사 온다.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제이님이 부스스 일어난다. 같이 저녁을 먹는다. 식사가 30%정도 들어가자 제이님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딱 봐도 아까보다 안색이 좋다. 오늘 있었던 일을 이것저것 이야기한다.
"그럼 전 좀 누워 있을게요."
식사를 다 하고 제이님이 다시 침대로 가서 드러눕는다. 나는 주방 뒷정리를 하고 영어공부를 한다. 몇 개월 동안 꾸준히 해서 진도를 많이 나갔다. 영어공부를 하고 있으니 제이님이 서재에 들어온다. 옆 책상에 앉아 뭔가 하다가 갑자기
"꽤로랙!" 한다. 얼른 헤드폰을 뻰다.
"제이님, 왜요?"
"관심 끌려고요."
"어부바 해 드릴까요?
"응!"
어부바를 해 드리니 제이님 기분이 더 좋아졌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퇴근하고 지금까지 못 한 꼬옥꼬옥을 했다.
자려고 누우니 제이님이 겨드랑이 사이로 부비적부비적 파고 든다.
"동진님."
"네?"
"오늘도 고마워요. 어제보다 더 좋아해요."
나는 제이님을 꼭 안고 등에 손가락으로 '제이 최고 ♡'라고 썼다.

와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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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t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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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수제 2011.07.04 2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참 부럽다. 좋다. 부럽지만 보는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네...는 개뿔....솔직히 캬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말았음. 부러워서 ㅠㅠ

    하지만 마지막 일기는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응?)

    • Jay 2011.07.05 1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동진님이 읽더니, 제가 동진님 생각을 다 알고 있는 것 같다고 깜짝 놀랐어요! 세척기 그릇 씻은 거냐고 제가 자꾸 문자를 보내서인지, 요즘은 세척기가 다 돌아가면 동진님이 바로 그릇을 꺼내 정리한다는 점이 사실과 조금 다르긴 해요. ㅋ_ㅋ)>

  2. 당근 2011.08.23 02: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배시트에게 끼양과 배시트가 등장하는 만화를 그려서 주면
    순수하게 기뻐하던 몇 년 전과 달리...이제는
    흐흥 제이님에게 보여줘야지! 하고 앉았어요
    염장질 배틀하겠다고;;;
    도대체 배시트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토요일이지만 계절학기 보강을 듣고 귀가길에 동진님과 만났다. 한양문고에서 신간을 두어 권 샀다. 뒤빵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랜만에 카카오봄에 가서 빙수를 먹었다. 잠깐이지만 데이트를 해서 기뻤다.

저녁에 친정에 다녀왔고, 밤에는 파닭과 맥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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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동진님과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오늘은 새콤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더니 동진님이 밤늦게 투썸플레이스까지 가서 맛있는 케이크를 두 조각 구해 오셨다. 레몬과 라스베리.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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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이만방 - 아버지의 노래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op.18
브루크너 - 교향곡 제4번 Eb장조 WAB 104 "낭만적"

지휘 금노상, 피아노 이효주.

아우님 덕분에 오랜만에 교향악 실황을 들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한때는 일상이던 이런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던 것이 내 삶이 피폐해진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공연은 무척 즐거웠으나 돌아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다시 피폐해졌다. 지하철역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 와서, 라면을 끓여 동진님과 함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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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님과 사귄지 1700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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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3일 일요일

일상 2011.04.03 21:00 |
시부모님께서 오셔서 집 근처 곤드레밥집에서 곤드레밥을 먹었다.

낮에 우쿨렐레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문 바로 앞에 동진님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귀가길에 시간이 맞겠다 싶어 바로 오셨다고 한다. (문자도 보내 주셨는데 수업 중이라 내가 못 봤다.) 함께 버거킹에서 갈릭팩을 포장해 와서 냠냠 먹었다. 동네를 왔다갔다 했을 뿐이지만, 잠깐 데이트한 듯 설레고 행복했다.

밤에는 동진님과 놀다가 배가 고파져 2월에 후쿠오카에서 집어 온 컵라면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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