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후배들, 이대 로스쿨 리걸클리닉 분들과 학교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구상한 일이 잘 되면 좋겠다.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CERD 준비 시작. 밤에 회의 끝나고 맥주를 한 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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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센터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 대표님과 차를 마시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수업을 했던 학생 분들의 안부를 여쭙고,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거나 더 나빠진 상황을 들었다. 이제 나는 한국어 교사가 아니라 다른 역할을 하게 되리라. 선생님이라고 불리었지만 언제나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저를 많이 이용하시라 몇 번이나 당부하고 센터를 나섰다. 이미 해가 한참 기울어 있었다.배움에 어디 끝이 있겠냐마는, '배우는 중'이라는 변명에는 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끝에 가까운 자리에 서서, 다른 이들이 자신의 삶으로 가르쳐 준 것들에 책임을 지자고, 이 만남들에 책임을 지자고, 현실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며 생각했다. 삼월인데도 바람이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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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5일 월요일

일상 2012.03.05 23:21 |


민선 씨가 화사한 꽃다발과 섬유유연제를 들고 집에 놀러 오셨다. 키쉬와 카페라떼로 점심을 먹고, 어제 구워 놓은 크렌베리 호두 쿠키와 얼마 전에 선물받은 루이보스 차를 마셨다.

굉장히 즐거웠다. 정오 즈음에 만났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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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졸업했다.

긴 3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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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슈펠 2012.02.28 15: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RSS에서 달랑 한두줄만 보이길래... '아 처음 몇 줄만 보여주도록 세팅했나보다'하고 일부러 원문을 띄워보니... ㅜㅠ

    졸업 축하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Jay 2012.03.04 2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으하하, 본의 아닌 훼이크...!

      뭔가 길게 써 볼까 했는데 할 말이 없었어요. 축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 야니 2012.02.29 14: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라숩님. 저도요...
    아무튼!!
    제이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 Jay 2012.03.04 23: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잉, 훼이크 덕분에(?!) 오랜만에 야니님께 이렇게 댓글 인사도 드릴 수 있고 좋네요. 감사합니다. ^^

  3. sabbath 2012.03.01 0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축하드려요! 저는 이틀 후부터 대학원 생활 시작하는 터라 "긴 3년이었다."의 무게가 두렵기까지 하네요.

    • Jay 2012.03.04 2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지옥이 있으니 쉬 말할 일은 아니지만, 새벗 님은 괜찮으실 거예요. :) 끝에 상대평가 자격시험이 아니라 자신의 논문이 있는 과정이라면 더욱.

      대학원 입학 축하드려요.

  4. 기억 2012.03.02 15: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긴 3년이라는 무게감 자체만으로도 분명 의미있는 시간입니다.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지금'이 지나가기 전에 쓴다.

어제 행정법 2 기말고사를 쳤다. 화요일에 유가증권법 기말고사를 보면 법학전문대학원 마지막 학기가 끝난다. 아직 졸업하지 않았지만, 졸업하기 전에 일기를 써 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지난주부터 쓰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었는데, 밤낮이 바뀐 상태가 한 바퀴 돌아 어제 20시에 스르륵 잠들어 오늘 새벽 4시에 깨면서 드디어 블로그를 잡을 짬이 났다. 어제는 07시에 취침, 13시에 기상했었다.

얼마 전에 성적증명서를 뽑아 보았다. 예상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애매한 하위권이었다. 입학정원 120명, 첫 학기 재학 114명(?)으로 시작한 우리 학년의 분모는 이제 100 정도로 줄어 있다. 성적표를 보며 '학점 평생 간다던데, 좀 잘 할 걸'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러나 찬찬히 돌이켜 보면 버티는 것 이상을 할 수 없었고, 버텼으니 되었다. 기록을 남기지 못한 일들이 많다. 그에 대해서도 '메모라도 남겨둘 걸' 이라는 생각을 지금은 한다. 그러나 그 때는 아무 것도 쓸 수 없었다. 모두도서관 개관기 활동이나 센터 초반 활동을 잘 정리해 놓지 않은 것은 아쉽다. 고향 집에 펌프를 보낼 방법을 찾던 S씨. 아기, 낳아 보지 않으면 엄마 사랑 몰라요, 이제 알아요, 하고 잡담을 하다 눈물을 보이던 A씨. 기껏 번 돈을 고향에 보내면 친척 오빠가 닭싸움에 써 버릴지 모른다던 걱정. 몇 달 사이에 아득해진 많은 이야기들. 잊어버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잊어버린 이야기들. 잊어버리고 싶었지만 막상 잊어버리니 반복할까 두려운 시행착오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제대로 기억하면서 하면 될 터다, 라고 써 두자.

긴 삼 년 이었지만,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신기한 일이다. 기록이 없어 기억도 사라졌는지, 감정의 뭉텅이, 중간중간 만났던 사람들의 흔적, 왠지 가슴에 박힌 말들만 남았다. 공부한 내용이 남아 있어야 시험을 칠 텐데, 하고 같은 처지인 수험생한테만 조금 우스울 것 같은 농담을 떠올리고 피식 웃는다.

힘들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상대평가 경쟁체제에 단일한 가치평가를 내재한 보수적인 학교가 가장 힘들었고, 남편을 사랑하지만 결혼으로 맺어진 가족관계도 쉽지 않았다. 더 쉬워지지도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무엇이 힘들었는지 벌써 잘 설명할 수 없다. 잊었기 때문만은 아니고, 그만큼 내가 변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약에 쓰려고 찾아도 없던 열등감이 생겼고, 원래 열등감 분만큼 추가로 갖고 있던 오만함은 더 선명하고 날카롭고 속되어졌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박통합과정에 최종합격했다. 면접에서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였다.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보답을 기대하지 않는 호의가 낯설어진 와중이었다. 처음에는 고마움에 숨이 막혔고 나중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긴 심호흡을 할 수 있었다. '이것도 실천이다'라고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 그게 무엇인지는 일단 한 숨 돌리고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너무 오래, 시험에 쫓기며 살았다.

로스쿨에 들어올 때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이 있었다.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가까이 있던 사람들의 멋진 면을 새로이 발견하기도 했다. 자신의 삶을 던지는 방식에 대해, 몸으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을 판단하는 능력에 대해, 사회를 바꾸는 제도의 힘에 대해 생각했다. 타인을 위로하는 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말, 느리고 변함없는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아주 많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서울시의회에서는 서울학생인권조례 원안통과 점거농성이 진행중이다. 지인들이 그 곳에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고, 그곳에 없다. 앎이 곧 실천이라고는 여전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볼 수 있게 된, 지식과 실천 사이의 생각보다 희미한 경계가 있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해보기로 결심했다. '로스쿨생'이었기 때문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후회하지 않는다.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일들을 모두 잊고 싶지는 않다. 잘 기억하고 있어야 남에게 같은 칼을 휘두르지 않을 수 있다. 몇 년이 지나도, 돌이켜 보니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그렇게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끝까지 힘을 냈으니까 너도 힘을 내라는 말보다, 그렇게 있는 힘을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때로는 살기 위해 물러서거나 포기해도 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 나를 위로했던 말을 기억하고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지난 삼 년을 나며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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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6 11: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1.12.28 15: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월요일이라고 쓰긴 했지만 화요일 아침이다. 밤낮 바뀐 것을 아직도 되돌리지 못했다. 전체 수면 시간은 충분하다 보니 그렇게 피곤하진 않은데, 역시 별로 건강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다. 화요일 오후에 [유가증권법] 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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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걸레질을 하고 유리를 닦았다. 교정지를 보아야 했으나 의욕을 계속 상실한 상태라 청소만 열심히 했다. 내일 아침까지 먹을 생각으로 머핀을 구웠는데, 새로운 간단 레서피를 보고 했더니 맛이 별로 없어서 낙담했다.

낮에 개인지도를 하는 장영 씨가 집에 왔다. 원래 주중에 학교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장영 씨가 친구와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겨 이번 주 평일은 어렵다고 해서, 주말로 시간을 옮겼었다. 정정훈 변호사님의 인종주의에 관한 칼럼을 텍스트로 골랐던 터라 국적법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중국은 속인주의이지만, 양친 중 한쪽이 중국인일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태어나야 중국 국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중국적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국 남자와 한국 여자가 결혼해서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면 한국 국적법에 의해 한국인이 되는데, 그러면 이 아이는 아버지가 중국인이어도 중국 국적을 가질 수 없고, 중국국적을 취득하고 싶다면 귀화신청을 해야 한다. 과잉인구 문제로 국적을 잘 주지 않아 귀화 신청이 인정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들었단다. 또 중국은 인구가 많다 보니 국외로부터의 결혼이민의 문제는 거의 없고, 도시에 결혼적령기 여성이 부족해 도시의 남성과 농촌 지역의 여성이 결혼하는 경우는 있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쓰이는 한국식 법률용어나 표현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 다음 시간에는 내 지난학기 법문장론 교재를 함께 보고, 한국의 판례와 평석을 읽어 보기로 했다. 조금 변칙적인 어휘 수업이 된 것 같지만 지금 수준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한국어 문법을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고, 발음은 내가 어설프게 건드릴 부분이 아니다. (개인지도 시간에는 발음 교정은 자제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에 유학을 왔는데 수업 시간에 막상 한국법에 관해서는 거의 배우지 않아서 한국의 교과서도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좀 놀라웠다. 또 현재 한국의 법학전문대학원에 외국인의 입학이 금지되어 있는 줄도 이제야 알았다. 특히 장영 씨처럼 어린 나이에 이미 중국에서 사법고시를 합격했고 변호사로 일할 생각이 확고한 사람에게는 한국의 일반대학원보다 전문대학원 과정이 유학 온 학생에게나, 유학생을 받아들여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학교에게나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저녁에는 밥을 지어 먹었다.

밤: 내일 문법 시험 예습은 다 했다. 수업참관 보고서와 개인지도 보고서를 썼다. [미래경] 원고는 잘 풀리지 않아서 진전이 거의 없다. 이것도 이제 정말 걱정이네. 교정지는 내일 밤에 보아야겠다. [입적]때문에 속상한 마음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책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나서 괴롭다.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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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개인지도 할 학생 분을 만났는데 법학대학원생이었다. 한국어교사양성과정에 지원할 때 로스쿨 재학중임을 쓰지 않았으니 정말 우연한 배정이다. 한국어로 이미 석사공부를 하고 있는 만큼, 한국어도 거의 능통하고 자신도 있어 보였다. 연세대에 다니고 있다고 했더니 얼마 전에 신년하례식에서 연대 법대 교수님을 만났다며 "김, 김....."하고 기억을 더듬더라.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니나다를까, 학생이 보여 준 명함에는 김마X 교수님의 성함이......서울대 신년하례식에 가서 우리 학교에도 서울대 출신들이 있지만, 서울대 출신이라고 해서 꼭 잘 잘 하지는 않더라는 드립을 치고 갔다고 하셨단다.

내 얘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마침 둘 다 법 공부를 하고 있으니 전공에 관한 텍스트로 개인지도를 해 보기로 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발표수업은 임선생님의 훌륭한 발표 덕분에 잘 끝났다. 말씀하시면서도 계속 수업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오늘은 발표 수업일이라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끝났다. 동원관 1층의 '오 키친'에 처음 가 보았다. 브로콜리 수프와 마늘치킨 리조또를 먹었는데, 양을 잘 몰라 과하게 주문해버려 리조또를 조금 남겼다. 문지문화원에 여유있게 도착해 안심했다.

밤에는 낮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또 학교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종강한지 이제 한 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학교가 나오는 꿈을 계속 꾼다. 패턴은 거의 같다. 질문에 답하지 못하거나, 교실에 들어갔더니 더 무서운 교수님으로 바뀌어 있거나, 뒷문이 없는 교실인데 지각을 해서 앞문으로 들어가지 못해 망설이거나 들어가서 혼나거나, 성적경쟁이 생사를 건 경쟁으로 발전하거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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