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과 점심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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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과 집 근처 냉면집에서 갈비탕을 먹었다. 

저녁에는 용진군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들고 놀러 왔다. 피자를 함께 먹었다. 만날 때마다 많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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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시부모님이 졸업 선물이라며 커다란 화분을 주고 가셨다. 갑작스런 연락에 식사라도 같이 하려고 정신없이 저녁상을 준비했다가, 동진님과 연락이 닿지 않아 그냥 그만두었다. 동진님은 아홉 시가 다 되어서야 왔다. 그만두길 잘 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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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이번달 프레시안 친북칼럼을 확인했는데, 납득하기 힘든 제목이 붙어 있어 당황했다. 제목은 편집부의 전권사항이라고 생각하는데다 많은 기사에 일일이 눈길을 끌 만한 제목을 궁리해 붙이는 일이 쉽지 않을 줄 알기에 지금까지는 어떤 제목이 붙든 아무 말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기 힘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새벽에 결국 아이폰으로 담당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수정된 제목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더 말하지 않았다. 

점심 때는 지난주에 도쿄에서 잠깐 귀국하신 아주버님, 시부모님과 그랜드힐튼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후에는 시댁에 들렀다가 집에 와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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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악화를 막으려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명절은 상처만 남기고 지나갔다. 친정에는 가지 않았다. 설 다음날에는 형님의 전화도 받았는데, 상황 자체는 이것이 바로 옥상옥이구나 싶어 숨이 막혔으나 형님 말씀이 옳았기에 죄송했고, 차분히 사과했다. 같은 시부모의 며느리로 십 몇 년을 먼저 사신 분의 이런저런 말씀으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았다. 이제 마흔을 갓 넘긴 형님이 나의 어머니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셔서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먼저 마음을 열라든가, 생판 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원래 여러 해가 걸리기 나름이라든가 하는 얘기도 하셨는데, 당장 실천할 기운이나 의욕은 없지만 좋은 말씀이다 싶었고, 의지가 되었다. 

형님이 제시한 해결책(?)이 신앙에 의지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이라는 점은 슬펐다. 신은 믿겠다고 이를 악문다고 믿어지는 존재가 아니고, 나는 시월드와 아이를 동시에 짊어질 수 없다. 결혼 전에는 아이를 꼭 갖고 싶었다. 이왕 여자로 태어났으니, 내 몸과 삶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모두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임신과 출산은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동진님의 아이를 갖고 싶다. 이것은 결혼하기 전에는 나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신기한 욕구이다. 그러나 시부모와 시부모의 아들 가진 유세의 존재증명이나 다름없는 명절과 왠지 당신 아들이 아니라 나까지 찾는 각종 '날'들과 며칠이 지나도 제 손으로 걷어넣지 않는 남편의 옷가지 따위로 인한 생활의 피로감이 너무나 크고 고통스럽다. 이 이상의 상실과 소진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나는 눈빛만 보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든 없든, 가족이든 아니든, 가장 중요한 말은 제대로 눈을 보고 또박또박, 분명하게 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라고 하지만, 말이 곧 행동이 되는, 소리내어 말하는 일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형님은 누구에게나 건드리면 참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다. 인간관계에서 나의 역린은 바로 이것인 듯 하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말고, 나를 똑바로 보고 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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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1 08: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2.02.01 19: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1년 2월 3일 목요일

일상 2011.02.03 23:12 |
설이었다.

제주도에서 시아주버님 가족이 올라오지 않아 나와 동진님만 전날 시댁에 가서 잤다. 2일까지는 재미있었으나 3일 오후가 되자 시동이 팍 꺼진 것 처럼 더 견딜 수 없게 되어 집에 가 한 숨 잔 다음, 저녁에 친정에 갔다.

좋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분명히 있고, 그 안에서는 진심으로 즐겁고 감사하다. 그러나 그 선을 넘으면 너무 힘들어서 내가 뭣 하러 이러고 사나 싶었다가, 그 다음에는 다시 노인에게 차가운 나를 반성하고 내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그 선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내가 최선을 다 하면 할 수록 어째서인지 상대는 "얘는 이만큼 할 수 있구나."하고 그 이상을 당연하게 요구하기 시작한다는 점이, 그래서 점점 처음부터 날을 세우게 된다는 점이 시댁관계의 어려운 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아이가 아파 표까지 사 놓고도 못 올라오신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서 혼자서 힘들었지?"라고 하셨다. 솔직히 형님이 정말 고생 많이 하신 안타까운 상황이었던지라 "어휴, 아니에요. 괜찮았어요."라고 해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도, "어휴, 아니에요." 까지 말하고 나니 차마 "괜찮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머뭇머뭇 하다가 "형님, 제가 진짜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하고 허허 웃었다. 형님도 "인생 쉽지 않은 것 같아. 결혼하고, 어른 노릇 하는 게......" 하고 한숨을 섞어 웃으시더라. 그렇게라도 웃었다고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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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일 일요일

일상 2010.08.01 23:48 |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서 무척 고생했다. 저녁에 부모님이 오셔서 뵈었고, 부모님 차를 얻어 타고 시댁에도 가서 인사를 드렸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했지만, 막상 다녀오니 잘 했다 싶었다. 여행 사진을 보여드리고 선물을 드렸다.

밤에는 비빔면을 끓여 먹었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다. 서울은 무척 덥다. 새벽에 갑자기 비가 쏟아져 물이 새는 거실이 엉망이 될 뻔 했으나, 뒤척이고 있던 덕분에 비닐에 물을 받고 걸레와 수건으로 닦아 참사를 면했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공사를 하지 못한다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신경을 써야 할지 걱정이다. 제발 비가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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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의 저자 최세진 님을 뵈었다. 세진 님과도 온라인에서 닿은 인연. 카주라호에 가려고 했으나 오늘 쉬는 날인지 문이 닫혀 있어 옆 골목 [샨티]에서 탄두리치킨과 해산물 커리를 먹었다. 세진 님은 [빈집]에서 사시는데, 얘기를 듣다 보니 이전에 현민의 병역거부선언 때 공연과 촬영을 했던 [빈집] 멤버 중 한 분과 동거인이셔서 재미있었다. 과학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분을 새로이 만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그 외에도 여러가지 흥미롭고 공부가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무척 즐거웠다. 경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란 역시 대단하다. 카페 히비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책도 선물 받았다.

오후에는 어머니께서 오셨다. 커피를 마시며 못 뵌 동안 있었던 일과 방수공사 문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못 뵌 사이에 말하고 싶은 배움, 생생한 느낌을 그대로 전하고 싶은 일들이 무척 많았는데 함께 살지 않으니 그 반도 말하지 못한 것 같아 좀 아쉬웠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어서 - 아버지께서 저녁에 어머니를 데리러 오셨다 -  반갑고 기뻤다. 나이들며 부모님을 더 많이 이해하고, 부모님에게 더 힘이 되는 딸이고 싶다.

하지만 밤에는 시어머니 전화를 받고 기분이 많이 상했다. 몇 시간을 생각해 봐도 역시 짜증이 날 만 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나, 짜증난 내색을 그렇게까지 한 것은 잘못했다. 내가 더 오래 살 텐데......연장자가 어른노릇 하겠달 때는 참겠다고 결심한지 사흘만에 이 꼴이라니, 말 그대로 작심삼일이로세. 식욕이 뚝 떨어져 저녁도 안 먹었다.

그러나 나의 기본적인 입장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다. 의무와 책임과 희생 사이에는 늘 그것을 요구하는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넓은 간격이 있다. 시댁과의 관계에서 내가 요구'하는' 입장이 될 가능성은 요원하니 일단 아무도 희생하지 않는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누군가 희생할 수 밖에 없다면 일단 나는 절대로 안 한다. (일단 나는 이 관계 안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믿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요구하는 쪽에게 쉬운 방식일 뿐이다.) 더 많이 산 분에 대한 예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 주신 데 대한 존경과 감사, 현명한 어르신에 대한 존중 - 나는 진심으로 시부모님이 너그럽고 현명한 어르신들이라고 생각하나 그것과 '시집 온' 며느리에 대한 '이 집에서 내가 어른'의 손쉬운 압박은 다른 차원에 있다. 시어머님이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가능한 빨리 이해해 주신다면 좋겠다. 못 하셔도 할 수 없고. ㅋ

그나저나 시댁에 마음 상하면 남편 보기 싫어진다는 말이 맞구나. 남편의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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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2 22: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Captjay 2010.07.25 03: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안녕하세요! 우선 몇 년이나 꾸준히 찾아 주셨다니 참 고맙습니다.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네요. 오히려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서 더 참고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의 일은 일기로 글이 나오기 전에 남편과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하고, 제 일기의 첫 독자도 대체로 남편이랍니다. 일기 다 쓰고 나면 오늘도 뿌듯하게 불로깅했다고 옆자리에 앉은 남편에게 우선 자랑부터....'ㅅ'*

      저는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하는 사람이라 (솔직히 한 박자 참지 못하는 것이 단점 중 하나이긴 해요.) 일기에 실제로 제가 오프라인에서 말하지 않은 내용이 담기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그래도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번역한 SF도 읽어 주세요! 세트로 남편이 번역한 [별의 계승자]도 있답니다. SF의 매력에도 푹 빠지실지 몰라요! +_+!

  2. 2010.07.25 12: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