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회의 끝나고 집과 반대 방향인 상행 지하철을 보며 '저거 타면 친정 가겠네...'하고 생각하다가, 무심코 정말 타 버렸다. 그래서 친정에 갔다. 갔더니 한밤중에 도로 나오기 싫어서 아우님 침대를 차지하고 잤다. 목요일 아침에는 백만년 만에 나물과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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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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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8일 목요일

일상 2012.03.08 23:14 |
개강했다.

이번학기에는 실무연수 때문에 한 과목만 신청했다. 사회복지통계 1. 영어수업이다. 학부 때에도 이봉주 선생님께 이 과목의 선수과목인 사회복지조사방법론을 영어로 들었던 터라, 왠지 추억에 젖었다. 

강의계획서에는 책을 미리 준비하라고 되어 있었지만 개강일이라 교과서가 필요 없을 줄 알고 덜렁덜렁 몸만 갔다. 실제로 필요는 없었지만, 다른 학생들은 다들 교과서를 가져온 것을 보고 반성했다.

수업이 끝난 다음에는 대학원 자치회를 하고 피자를 먹었다. 선배님들을 몇 분 뵈었고, 함께 대학원에 들어온 희영 언니가 98학번 선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규선 언니와도 연락이 닿은 김에 셋이 함께 보기로 했다.

베트남어 수업 시간에는 (베트남어는 물론이고)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배웠다. 베트남에서는 날씨가 덥고 식재료가 풍부하다 보니 집에서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체로 끼니를 밖에서 사 먹는데, 특히 쌀국수는 베트남에서는 아침에 먹는 음식이란다. 그래서 베트남에 간다면, 쌀국수는 아침에 찾아야 가장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것을 먹을 수 있다고.

베트남의 가운데가 가느다랗고 긴 지금 영토 형태는 300년 전에 완성되었다. 남북으로 길어 북부에 있는 수도 하노이와 남부의 중심 도시 호치민 사이의 거리가 자그마치 1,700km로, 기차로는 서른여섯 시간, 비행기로는 두 시간이 걸린단다. 라오스, 캄보디아와 맞닿아 있는 중부영토에 대해 베트남이 침략해서 빼앗았다는 해석이 있다. 지도를 보면 그랬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선생님이 정색을 하시며 "솔직히 침략하지 않았어요. 양보받은 거예요." 라고 하셔서 웃었다.

베트남의 전체 인구는 1억 정도인데, 젊은 인구의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불교 인구가 89%이지만, 베트남의 불교는 가끔 절에 가서 평안을 간단히 비는 정도로 특별히 불교신자라는 의식이 생활 속에 배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 태국과 다르다고 한다. 

베트남의 문화에 관해서 정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일반화의 위험이 있겠지만, 배운 대로 기록해 둔다.

베트남은 더운 지역이라 낮 12시에서 1시 30분 사이에는 대체로 낮잠을 잔다. 그래서 그 시간에 휴식 없이 일을 시키면 무척 싫어하고 짜증을 낸다. 공공기관에서도 이 시간대에는 일이 잘 처리되지 않는다. 베트남인은 잘못을 했을 때 좋게 좋게 풀자는 의미에서 웃으면서 사과하는데, 이것이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단다. 반성하는 표정을 짓지 않고 실실 웃는다고. 모르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베트남인들은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 앞에서 잘못을 지적하거나 꾸중하면 무척 모욕감을 느낀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잘못을 했더라도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혼내지 않는다고 한다. 반드시 1:1로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하면 아무 문제 없지만, 공개적인 지적은 절대 피해야 할 일이란다. 이것도 수업이나 활동을 할 때 반드시 기억할 부분이다.

그리고 네/아니오 답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 편이고 특히 거절의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좋으면 "생각해 볼게요."라고 말하고, 싫으면 "NO"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대신 아예 답을 하지 않거나, 독촉하면 다른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시간을 끈다. 그러니 무언가를 부탁했는데 답이 없거나 애매한 핑계를 댄다면 거절의 대답을 들은 것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언어교육원 수업을 마친 후에는 친정에 가서 석사학위기를 보여드리고, 뒹굴뒹굴 놀다 왔다. 밤에는 P지 마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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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친정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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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가족,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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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학기 중이다. 전형적인 야행성인데 9시까지 학교에 가려니 정말 힘들다. 넋이 반쯤 나간 채 비척비척 일어나 동진님이 차려 주는 아침식사를 겨우 떠먹고 비척비척 등교한다. 그래도 수업이 굉장히 유익하고 재미있어서 좋다. [국제형사법]인데, 더 공부해 보고 싶다. 전쟁범죄나 인종학살 쪽에는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 많아 괴롭기도 하지만, 인간이 이렇게 거대한 악을 저지를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이해하고 수용한 다음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어쨌든 오늘은 학교 수업 후에 친정에 가서 어머니표 김밥을 먹었다. 그리고 아우님, 어머니와 수다를 떨다가 저녁에 귀가했다. 아우님이 태극당에서 맛있는 빵을 선물해 주었다.


저녁에는 동진님표 어묵탕을 먹었다. 날씨에 잘 어울리는 맛있는 요리! 그리고 동진님이 귀가길에 가져온 달로아유 마카롱을 곁들여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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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 파티를 하러 친정에 갔다. 어머니께서 준비하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오렌지와 딸기무스 케이크를 놓고 생신을 축하했다. 친정에는 그새 풀이 더 늘었고, 부모님께서 하신다는 작은 포켓볼대도 생겼더라. 어머니께서 비폭력대화 과정 수료 기념으로, 강좌 마지막 날 마련하셨다는 커다란 컵 두 개를 보았다. 기뻤다.

밤에는 기말고사 공부를 하며, 친정에서 얻어 온 탕수육을 옴삭옴삭 마저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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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4 2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이, 나도 탕수육 만들어 줘...라고 쓰려다가 밑에 '친정에서 얻어 온'을 보고 말았어 >.< 이제 열 두 밤만 자면 한국으로 날아갈거야~ ^^

    • Captjay 2010.12.17 00: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히히, 탕슉 같은 고난이도 요리는 못 만들어...아니, 사실 가정식은 하나도 못 하지롱. 파이와 쿠키의 한 길을 걷겠어! (믱?)

      이제 열흘도 안 남았네. 두근두근하겠다. 여기 엄청 추운데,아무리 그래도 거기보단 따뜻하겠지 ㅎㅎ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2010년 8월 1일 일요일

일상 2010.08.01 23:48 |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서 무척 고생했다. 저녁에 부모님이 오셔서 뵈었고, 부모님 차를 얻어 타고 시댁에도 가서 인사를 드렸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했지만, 막상 다녀오니 잘 했다 싶었다. 여행 사진을 보여드리고 선물을 드렸다.

밤에는 비빔면을 끓여 먹었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다. 서울은 무척 덥다. 새벽에 갑자기 비가 쏟아져 물이 새는 거실이 엉망이 될 뻔 했으나, 뒤척이고 있던 덕분에 비닐에 물을 받고 걸레와 수건으로 닦아 참사를 면했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공사를 하지 못한다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신경을 써야 할지 걱정이다. 제발 비가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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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동기 현민의 선고공판일이었다. 서부지방법원에서 오전 10시. 밤낮이 조금 바뀐 상태라 전날 새벽 4시 즈음에야 잠들어서 못 일어날까봐 걱정했는데, 날이 날이니만큼 긴장해서 잘 일어났다. 법원에 제일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동기 신행과 도호, 이어서 후원회 일을 맡고 있는 후배들이 들어왔다. 좀 더 앉아서 기다리자 [전쟁 없는 세상]의 여옥 님, 다음주에 선고를 받는 다른 병역거부자 분 등이 오셨다. 현민은 기다리는 쪽이 초조해질 때 쯤 되어 나타났다. 현민의 어머니는 오시지 않았다.

공판장 앞에서 현민은 휴대폰을 넘기며 해지를 부탁하고, 속옷과 책 몇 권이 들었다는 종이가방을 들었다.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후배 중희가 지갑에 얼마 있는지 묻더니 혹시 모르니까, 하고 칠만원을 건넸다. 가볍게 포옹하며 인사를 했다. 나는 남자 동기라 손 한번 잡아본 적 없던 현민을 안고, 나도 모르게 등을 두드렸다.

법정에 들어갔다. 형사이다 보니 앞의 분들은 사기죄, 폭력죄.....병역법 위반으로 현민의 이름이 불렸고, 판사는 '주장하는 내용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현행 헌법상 국방의 의무가 주장되는 양심의 자유에 우선하므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법정구속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바로 감옥에 갈 준비를 다 하고 있었는데, 신변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테니 오늘은 귀가해도 좋고 7일 후에 출두하란다. 우리는 우르르 들어갔다가 우르르 나와, 손을 벌벌 떨며 벤치에 주저앉은 현민을 둘러싸고 망연히 서 있었다.

현민은 아무 것도 먹을 생각이 없다며 일단 돌아가자고 했다. 법원 앞에 서서, 아침에 어머니가 갈비며 한라봉을 차려 준 이야기, 끝내지 못한 번역일정을 조정해 놓았는데 시간이 더 생겨서 감옥 간 척 잠수해 있어야겠다는 얘기, 감옥에 가져가려고 골라 놓은 책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교보문고까지 갔다가 막상 가고 보니 재판에 늦을 것 같아서 다시 돌아온 얘기를 조금 두서없이 늘어놓으며 추운데 세워 놓아서 미안하지만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언제 또 있겠냐고 했다. 두 번 없길 진심으로 바랐다. 신념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한 번이면 족하다.

서부지법까지 온 김에 바로 옆 서부지검에 있는 CW양에게 잠시 들렀다. CW양은 법정구속이 안 되었다는 얘길 듣더니 판사가 예외적으로 무척 배려해 준 것이리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의 무게가 실감나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오랜만에 친정에 들르기로 했던 터라 집 근처 전철역에서 어머니와 만나 간단히 쇼핑을 했다. 딸에게 좋은 밥 챙겨주겠다고 분주히 만두를 빚던 어머니는, 현민의 이야기를 듣더니 거실 쇼파에 늘어져 있는 내 쪽을 보며 "어휴, 부모한테 어쩜 그런 불효를 하니. 하여튼 부모 마음보다 지들 신념이 중하다고......먹물이 너무들 들었어. 모르고 좀 편하게 살면 좋을텐데 알아서 그 고생을 하지."라며 한숨을 쉬셨다. 나는 어머니의 시선을 과장스레 외면하며 "그러게~말이에요~"하고 능청맞게 웃었다.

맛있는 만두국을 먹고 어머니와 수다를 잠시 떤 다음 동생의 침대에서 한숨 잤다. 생일 선물로 받은 가방에 생일 선물로 받은 옷, 모자, 내가 잠든 새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따뜻한 귀리빵 샌드위치를 두 개 받아 넣고 학교에 갔다.

집에 와서는 홍차를 우려 샌드위치를 먹었다. 두 개 다 먹었더니 무척 배가 불렀다. 나는 내 삶을 지배하는 포만감에 대해 생각하는 대신, 누워서 배를 두드리며 남편의 귀가를 기다렸다.



-----

B군이 평생 친구로 여기고 있는 도호에게 전화 이야기를 했다.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상담하고 싶었는데 도호가 지난 토요일에 사법시험 1차를 쳤던 터라, 직접 만날 수 있는 오늘까지 기다렸었다. 몹시 걱정하며 주말에 바로 KTX를 타고 내려가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공판장 앞에서 전화 연결이 된 B군은 멀쩡한 목소리로 나한테 전화한 적도 없다고 했단다. 내가 B군의 이야기를 하자마자, B군 일을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도호가 바짝 긴장하며 휴대폰을 꺼내들어 무척 불안했었는데, 차라리 기억하지 못할 만큼 취했었다면 되려 (아주 조금이지만)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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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했으니 늦잠을 잤다. 집에서 빈둥빈둥 하다가 중앙도서관에 아버님 심부름으로 논문을 빌리러 갔다. 70년대 논문이었는데, 빌리고 보니 꽤 두툼한 본문 전체가 단정한 수기(手記)였다. 이런 논문은 처음 보아서 놀랐다. 처음에는 설마 이거 저자가 모두 써야 하는 거야? 라는 생각도 잠시 했는데, 경필이라고 해서 예전에는 이렇게 논문의 본문을 써 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단다. (법대 복사실 아저씨의 설명. 아저씨가 논문을 보자마자 "80년? 70년 쯤 논문인가보네."라고 하시더라.)

낮에 아버지와 잠깐 다른 용건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그러자 친정에 가고 싶어져서 겸사겸사 집을 나선 것이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아버지는 못 뵈었다. 그래도 친정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컬릿을 드렸다. 아우님도 와서 같이 놀았다. 아우님이 앞머리를 잘라 주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았다.

저녁에 C사 책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일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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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정에 가서 하루 묵고 왔다. 금요일 저녁으로는 흑돼지 수육을, 토요일 점심으로는 오무라이스를 먹었다. 하도 많이 먹었더니 배가 엄청 불렀다. 금요일 저녁 10시 즈음에 잠들어 토요일 10시 반 즈음에 일어났으니, 거의 열두 시간을 정신없이 잔 셈이다.

슬슬 심신 양면으로 위기가 오고 있는 것 같아서 친정에 갔는데 아픈 말을 들어서 조금 괴로웠다. 그렇지만 재충전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동생이 쓰고 있는 침대에 예전에 쓰던 베개를 베고 누워 [디케의 눈]을 읽었다. 잘 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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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독서,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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